이산가족 생사확인-송금 가능

  • 입력 2000년 4월 25일 23시 26분


북한에 가족을 둔 이산가족들이 다음달 2일부터 남북한 당국의 승인을 받은 공식채널을 통해 가족을 찾고 송금도 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북한의 가족을 찾기 위해서는 중국 등 제3국에서 브로커를 고용하는 비공식적 방법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으나 이번 사업은 남북한 은행과 함께 체계적인 루트를 통해 진행된다는 측면에서 남북한 이산가족문제의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한빛은행과 남북한가족찾기사업을 하는 유니온커뮤니티(대표 정영철·丁榮哲)는 25일 남북가족찾기와 관련한 대북송금업무를 다음달 2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가족 생사확인을 원하는 사람은 유니온측에 인터넷으로 신청하거나 한빛은행 본점 영업부 창구에서 신청한 뒤 한빛은행에 의뢰대금을 입금하면 유니온측이 홍콩 소재 금강산 국제그룹(회장 박경윤·朴敬允)에 찾고자 하는 가족의 인적사항을 넘겨주게 된다.

금강산국제그룹은 북한에 가족 생사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편지, 사진, 주소지증명, 관계기관 확인서를 신청자가 받아본 이후 한빛은행이 송금한 자금을 인출하기로 합의했으며 확인을 못할 경우 신청금을 돌려주게 된다. 또 이미 생사확인이 된 사람은 유니온측에 신청하면 북한에 있는 가족에게 계속 돈을 보낼 수 있다.

유니온커뮤니티 관계자는 “금강산국제그룹과 남북가족찾기 및 가족송금사업과 관련한 포괄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통일부로부터 자금송금과 관련한 포괄승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실제 지금까지 북한송금시 건별로 일일이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야 했으나 유니온측의 창구를 통하면 별도의 승인이 필요없게 된다.

가족을 찾는 비용은 부모 배우자 형제 등의 경우 500달러(약 55만원)이며 3촌 이상 친족의 경우 3명까지는 500달러, 한명 추가때 마다 100달러씩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측이 생사확인을 통보한 후 돈을 인출하겠다는 것은 이산가족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를 보인 것 같다”며 “이산가족을 찾는 사람도 승인된 대행창구를 통해 보다 안전하게 북한의 가족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생사확인과 달리 북한의 가족에게 자금이 확실하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확인장치가 미흡해 이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직접 송금은 아니지만 남북금융기관간 송금거래가 최초로 이뤄져 금융분야의 교류에 있어서도 큰 전기가 마련됐다는 것이 은행권의 평가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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