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전직대통령 오찬]"남북회담 첫술 배부르지 않을것"

  • 입력 2000년 4월 25일 19시 49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25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계 의견수렴작업의 일환으로 전직 대통령들과 오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김대통령은 다음달 중순까지 잇따라 각계 중진 및 원로인사들의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25일 오찬은 전직대통령들이 3번이나 축배를 제의할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미국방문을 이유로 또 불참했다. 다음은 대화록 요지.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일부에서 북한의 국가원수가 김영남으로 돼있어 우려하기도 하는데 김정일국방위원장과 회담하기로 명시했느냐.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그렇다.

▽김대통령〓북한이 정상회담을 하기로 한 것은 햇볕정책에 대한 이해가 넓어졌고 미국 일본은 물론 중국과 러시아 등 전세계가 남북대화를 권유해온 것도 큰 요인이었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과거 북한은 항상 무슨 조건을 달아 진전이 안됐는데 이번에 왜 조건이 없었는지 국민이 의아하게 생각할 것이다. 잘 홍보해야 한다.

▽전전대통령〓50년 이상 대결해왔는데 첫술에 배부르겠느냐. 양보할 것은 과감히 양보하고 할 수 없는 것은 안해야 한다.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남북조절위 때 참여한 내 경험으로는 절차문제를 잘 챙겨야 한다.

▽김대통령〓이번 회담은 차분하고 신중히 추진해서 욕심을 내지 않고 남북이 신뢰를 구축해가는 방향으로 하겠다.

▽전전대통령〓우리 국민은 북한에 대해 불신감이 높다. 북한이 근본적으로 변했는지 유념하면서 대응하기를 바란다.

▽김대통령〓북한의 사회간접자본 투자문제에 대해서는 국제금융기관이나 외국들도 관심이 많다.

<최영묵기자> 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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