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에서 한나라당 정인봉(鄭寅鳳)후보에게 7000여표 차로 진 민주당 이종찬(李鍾贊)고문은 15일 지구당 선대위 해단식을 마친 뒤 휴식에 들어갔다. 이후보측의 한 관계자는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에서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에게 패한 민주당 조세형(趙世衡)상임고문도 개표 직후 할 말을 잃을 정도로 큰 충격을 받았다는 것.
부산 북-강서을에 출마했던 민주당 노무현(盧武鉉)지도위원은 그래도 행복한 편. 노위원의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네티즌들의 격려 메시지가 쇄도했다.
그는 답신에서 “농부가 밭을 탓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재기의사를 밝혔다.
○…낙선 중진들이 받는 고통과 충격은 여야가 따로 없다. 아들뻘인 민주당 임종석(任鍾晳)후보에게 대패한 서울 성동의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의원은 “92년, 97년 대선 때 여야 후보간에 났던 표차만큼 졌다”며 “변화의 바람에다 수도권에서의 지역구도 때문에 낙선한 것 같다”고 분석.
경기 안성의 한나라당 이해구(李海龜)의원측은 선거운동 중반까지 민주당 심규섭(沈奎燮)후보와의 여론조사 격차가 너무 커 방심했던 것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땅을 치고 있다.
○…대구 수성갑에서 낙선한 자민련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15일 선대위 해단식에서 “지치고 피곤해서 당분간 쉬면서 생각하겠다”고 말했고, 자민련 김현욱(金顯煜)사무총장은 주위사람들에게 “정말 면목없다”는 인사만 되풀이.
2명의 당선자만 낸 민국당은 17일 최고위원회의를 열 예정이지만 조순(趙淳)대표와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은 “쉬고 싶다”고 불참의사를 밝혔고, 장기표(張琪杓)선대위원장만이 “더 어려운 때도 있었다”며 그나마 원기를 회복. “물구나무를 서더라도 원내 진입하겠다”던 김상현(金相賢)최고위원은 16일 연락을 끊고 지방으로 떠났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