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與 과반의석 확보 "뾰족한 수 안보여"

  • 입력 2000년 4월 16일 20시 07분


16대 총선에서 115석 확보에 그친 민주당이 원내 과반수(137석)의석을 넘기려면 한나라당(133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전부 그러모으다시피 해야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호남의 친여 무소속(4명)은 총선 때 ‘민주당 입당’을 공약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 여기에 자민련(17석), 민국당(2석) 의원들을 모두 끌어들이면 138석으로 겨우 과반수가 가능하다. 그러나 한국신당의 김용환(金龍煥)의원과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은 여당행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자민련 당선자들을 모두 ‘영입’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합당이다. 하지만 총선전 민주당과의 합당을 결사 반대했던 충청권 자민련의원들은 여전히 민주당에 대한 거부감이 상당하다.

총선 참패로 JP의 당 장악력 또한 예전 같지 않기 때문에 자민련의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자민련 내에서는 선거법 위반으로 피소된 일부 당선자들이 흔들리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하지만 한 두명에 대한 개별 영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어서 여권도 ‘사정(司正) 위협’같은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일반적이다.

민국당의 한승수(韓昇洙)의원은 과거부터 탐을 내온 인물. 그러나 본인은 일단 민주당행에 손을 내젓는다.

민국당 전국구 강숙자(姜淑子)당선자를 영입하기 위해서는 민국당과 합당하는 형식을 밟아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에는 양당의 태생 배경과 노선이 너무나 판이하다.

한나라당 당선자의 영입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다. 여당 프리미엄이 예전 같지 않은 데다, 15대 국회 여당 영입의원들이 대부분 낙선한 총선 결과도 매우 불리한 요소다.

이 때문에 여권 내에서는 과반수 의석 확보라는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총선 결과의 현실을 인정하는 토대에서 자민련과의 공조를 복원하고 한나라당과 협상을 통해 정국을 끌어나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이 세를 얻어가는 분위기다. JP에 대해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이 화해특사로 찾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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