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수도권 격전지 표정/시국사범 색깔론공세 받기도

  • 입력 2000년 4월 7일 20시 03분


전과공개와 관련, 각당 분석가들은 “시국사범 전과는 대부분 알려져 있고, 파렴치범의 경우는 대상자들이 군소정당 후보에 집중돼 있어서 파장이 예상보다는 크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그러나 후보간 우열을 가리기 힘든 일부 수도권 격전지에서는 전과가 없는 후보들이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이슈화하고 있어 판세에 미칠 영향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라이벌 前科" 호재 활용▼

○…민주당 이윤수(李允洙)후보의 ‘사기’ 전과 사실이 공개된 경기도 성남 수정의 경우, 한나라당 김동선(金東銑)후보측이 아침부터 유세차를 동원해 “이후보의 사기전과 사실이 인터넷에 떴다”고 알리는 등 호재로 활용 중.

이에 대해 이후보 측은 개인유세와 구전홍보를 통해 “사기전과는 75년 중앙정보부에 끌려갔을 때 DJ를 음해하는 진술을 강요하다 이를 거부하자 덮어씌운 죄로, 당시 DJ도 이 사정을 알고 영등포구치소에 위로금을 보내기도 했다”고 해명.

이와 대조적으로 한나라당 후보의 시국사범 전과가 공개된 서울 성북갑 중랑갑 등지에선 민주당측이 “상대후보의 민주화운동 경력을 인정한다”며 전혀 문제제기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시국사건 전과 중 국가보안법위반이 포함된 민주당 김윤태(金侖兌·서울 마포갑) 허인회(許仁會·동대문을)후보의 상대 후보들은 색깔론 공세의 소재로 활용.

마포갑의 한나라당 박명환(朴明煥)후보 측은 “국가보안법 위반은 체제를 부정하고 북한을 이롭게 하는 행위가 아니냐”며 “김후보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라”고 요구. 동대문을의 한나라당 김영구(金榮龜)후보측도 “친북 행위와 민주화운동은 다르다”고 주장.

이에 대해 김윤태 허인회후보 측은 “유권자들이 색깔 시비에 현혹되지 않는다”면서도 “어쨌든 전과공개가 선거전에 도움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걱정.

▼운동권 동료들과 공동회견▼

○…일부 후보 진영은 상대방의 시국사건 전과 중 상당수가 죄목상으로는 폭력행위,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기록돼 있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는 중.

서울 성동의 한나라당 이세기(李世基)후보 측은 민주당 임종석(任鍾晳)후보의 전과기록에 폭력 등이 병합돼 있는 것을 지적, “민주투사인줄만 알았는데 왜 그렇게 죄목이 많은지 사람들이 너무 놀랐다”며 “전과공개로 우리에게 훨씬 유리해졌다”고 주장.

경기 구리에서도 운동권 출신인 민주당 윤호중(尹昊重)후보의 전과가 ‘폭력행위’로 기록돼 있는 것과 관련해 상대후보들이 “폭력도 민주투쟁이냐”며 집중적으로 구전홍보를 전개. 임종석 윤호중후보는 이에 따라 과거 자신의 사건과 관련됐던 운동권 동료들과 공동기자회견을 갖는 등 적극 대응 채비.

○…일부 지역에선 공개된 전과보다 ‘금고 미만’으로 미공개된 전과 의혹이 더 화제. 서울 광진갑은 시국사건 전과가 공개된 한나라당 김영춘(金榮春)후보 측은 당당한 반면, 다른 후보는 공개되지도 않은 ‘대마초 흡연 전과설’을 부인하느라 곤욕.

<윤승모·김승진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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