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호남 무소속 "이변은 있다"…막판 약진 두드러져

  • 입력 2000년 4월 6일 19시 38분


민주당의 텃밭으로 여기는 호남에서 일부 무소속 후보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민주당 싹쓸이’에 제동이 걸릴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 해남-진도의 이정일(李正一), 화순-보성의 박주선(朴柱宣)후보와 광주 남구의 강운태(姜雲太)후보가 그들. 이들 세 후보 모두 “민주당 후보들이 시민단체의 낙선운동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무소속 핸디캡을 벗어나 막판 상승세를 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자체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후보를 앞섰거나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정일후보(전 전남일보회장)는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5선 관록의 민주당 김봉호(金奉鎬)후보를 만만치 않게 추격 중. 오래 전부터 김후보와의 일전(一戰)을 준비해온 탓에 탄탄한 조직이 큰 강점.

그는 “상대가 비록 5선의 거물이지만 곳곳에서 민심이반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막판 세몰이에 자신했다.

민주당 한영애(韓英愛)후보와 격전 중인 박주선후보는 ‘인물론’을 내세워 표밭을 파고들고 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 시절 ‘옷로비의혹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그는 자신이 “야당의 정치공세의 희생양”이었음을 강조하면서 “이제 투사나 싸움꾼의 시대는 지났다”는 말로 광주의 위성도시인 화순의 중산층 유권자층을 집중 공략 중.

○…광주지역의 강력한 무소속후보인 강운태후보 또한 두차례나 장관을 지낸 경력에다 여당 후보 못지 않은 탄탄한 조직을 바탕으로 민주당 임복진(林福鎭)후보와 치열한 접전 중. 강후보측은 “상대후보측이 조직관리 부실로 흔들리고 있고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어 낙승을 자신한다”고 주장.

그러나 민주당 후보들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전국구 의석을 위한 득표율 제고를 위해 표가 분산되면 안된다”는 논리로 막판 ‘굳히기’에 나서 결과를 예측하기는 쉽지 않은 것이 사실.

일부 민주당후보들은 “중요한 것은 지금 분위기가 아니라 투표 당일날”이라면서 “무소속 돌풍은 결국 미풍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박윤철기자> 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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