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자 39% 371명 소득세나 재산세 3년간 한푼 안내

  • 입력 2000년 3월 29일 00시 48분


16대 국회의원 총선거 후보등록 첫날인 28일 선거관리위원회 후보등록을 마친 952명의 후보자들 중 12.7%인 121명이 지난 3년간 소득세와 재산세 등 신고대상 세금 항목에 대한 납세실적이 전무했다.

재산세 납세 실적이 없는 후보는 315명, 소득세 납세실적이 없는 후보는 177명이었다. 이에 따라 소득세 또는 재산세 중 한 항목이라도 납세실적이 없는 후보는 371명(38.9%)인 것으로 집계됐다. 후보들의 3년간 소득세 납세액 총액 평균은 3813만원이었고, 재산세 평균은 127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현역의원이 평균 1억537만원의 소득세와 374만원의 재산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고, 법조계 출신들은 각각 7473만원과 223만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직업별 재산현황에서 2위를 차지한 경제계 출신 후보들은 세금납부액 면에서는 법조계 출신에 역전돼 소득세 4610만원, 재산세 189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으며, 재산순위 3위인 의료계 출신 후보들의 세금납부실적은 4위에 그쳤다. 이에 따라 재산에 비해 세금 신고액이 적은 후보들에 대해 과소 납세 또는 탈세시비 등의 논란이 일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소득세 신고와 관련해서는 연간 1000만원 이하 소득자에 대해 소득세가 면제된다는 점에 비춰, 2000만원의 기탁금을 내면서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면세점 이하의 소득밖에 없다고 신고한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에 처음 실시되는 세금 납부실적 등록에선 토지에 대한 재산세인 종합토지세가 신고항목에서 제외돼 상당수 재력가가 세금 납부액이 미미한 것으로 신고되는 등 문제점을 드러냈다.

952명 후보자들의 병역기록을 분석한 결과, 212명(22.3%)이 병역미필자인 것으로 드러났으며, 보충역은 87명(9.1%)이었다. 특히 후보자와 직계비속의 병역면제율이 일반인의 면제율을 웃돌고 있어 병역기피의혹에 따른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한편 4월13일 실시되는 16대 총선의 후보등록이 28일 오전 9시부터 전국 227개 지역 선관위별로 일제히 시작됐다. 이날 등록을 마친 후보들은 곧바로 16일간의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으며, 후보등록은 29일 오후 5시에 마감된다.

<윤승모·김영식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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