國富유출 일반국민-학자들 시각차…경찰청 여론수집 결과

  • 입력 2000년 3월 27일 20시 12분


16대 총선을 앞두고 정부여당과 야당간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국가부채와 국부유출 문제에 대해 일반 국민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경찰청이 최근 전문가집단인 경제학자와 회사원 상인 등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여론을 수집한 결과 사안에 따라 계층별로 시각이 크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국가부채 규모’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정부 여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시각이 많았다.

회사원이나 상인 등 서민들의 경우 야당이 부채규모를 너무 부풀리고 있다며 야당의 주장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교수 등 경제학자들은 정부여당이 부채규모를 너무 좁은 범위로 해석하고 있다며 야당 주장에 공감을 표시했다.

그런가하면 ‘국부 유출’에 대해서는 여당보다 야당의 주장에 동조하는 입장이 많았다. 특히 경제학자 이외의 대부분 계층의 국민은 공기업 등을 해외에 매각하는 것에 대해 ‘국가 재산을 해외에 파는 행위’라며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공기업을 매각하는 것은 국부유출이 아니라 이제는 받아들여야만 하는 세계경제의 흐름이라며 여당의 주장을 받아들이는 입장이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한 대부분의 국민은 경제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진 학자들과 달리 당장 실업의 공포 등을 피부로 느끼기 때문에 국부유출에 대해 야당의 주장을 옹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어쨌든 두가지 사항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야당의 공세가 절반은 성공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현두기자> ru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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