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제는 타이밍만 강해"…노무현-김근태씨 '평가절하'

  • 입력 2000년 3월 23일 23시 43분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 김근태(金槿泰)의원이 최근 각각 대권 또는 당권 도전 선언을 하면서 약속이나 한 듯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을 깎아내려 양측 사이의 신경전이 볼 만하다.

노의원은 22일 인터넷신문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뒤 “이인제씨는 정치적 타이밍을 잡는 데 대담하고 재주가 있을 뿐 성실하지도 철학을 갖고 있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김의원에 대해선 “역사와 미래에 대해 항상 고민하는 자세가 돼 있다는 점에서 이인제씨와는 대조적”이라고 극찬했다.

김의원도 18일 이위원장을 단순히 ‘타이밍에 강한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은근히 평가절하했다. 그는 기자들이 이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묻자 “과감한 결단과 적극적인 스타일의 소유자”라면서도 “경기지사 선거 때 우리 당 여건이 좋았다면 어려웠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여전히 곱지 않은 시선을 던졌다.

이위원장측은 이에 대해 즉각 대응하지 않았다. 선대위원장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한창 잘 나가고 있는데 공연히 대꾸해봐야 말꼬리만 잡힐 것이라고 판단한 것 같았다.

황소웅(黃昭雄)비서실장은 23일 “총선용으로 한 말 아니겠느냐”며 반응을 삼갔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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