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첫 全國조사]정당지지율 한나라29.7%… 민주당28.6%

  • 입력 2000년 3월 20일 19시 32분


《동아일보는 ‘4·13’ 총선을 한 달 가량 앞두고 전국 227개 선거구에 대한 동시 여론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처럼 16대 총선전 최초로 전국 선거구에 대한 동시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총선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객관적, 실증적으로 보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동아일보는 선거법상 여론조사 보도 허용 기간인 27일(후보 등록 하루전)까지 이 자료와 현장 취재를 기초해 선거구별 판세 분석은 물론 그 이면에 숨어 있는 한국 선거 행태를 심층적으로 조감(鳥瞰)해 선거 문화 개선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 있기를 바랍니다.》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리서치 앤 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4·13’ 국회의원 총선거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이 전체 227개 지역구의 과반(114석)에 근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여론조사 단순지지도 면에서 107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해 97개 지역에서 1위를 차지한 민주당을 10석 차로 제쳤다.

여론조사 2위 후보에 대해 표본오차(±4.38∼±6.93%)를 넘어서는 강한 우세를 보인 후보도 한나라당이 79명으로 민주당(72명)보다 많았다. 지지 후보의 소속 정당별 지지율을 합산한 ‘후보정당 지지율’에서도 한나라당은 30.7%로, 민주당 29%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전국구 배분에서도 한나라당이 민주당에 비해 우위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 60여곳 석권 가능성 ▼

이처럼 총선 판세가 한나라당 우세 쪽으로 기우는 것은 영남 지역에서 한나라당 표를 상당 부분 잠식할 것으로 예상됐던 민국당이 단 2개 지역 우위에 그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현실과 무관치 않다. 현 추세대로라면 한나라당은 영남 65개 선거구 중 62개 안팎을 휩쓸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여론조사상 나타난 ‘현실’이다.

15대 총선 당시 영남 기반을 자처했던 신한국당이 영남 76개 선거구의 30%가 넘는 25개 선거구를 타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에게 내줬던 것에 비춰 보면 이번의 경우 영남권에서의 특정 정당 독주 상황은 훨씬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민주당도 호남 29개 선거구 중 28개 선거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비슷한 독점 현상을 보였지만 영남에 비해 선거구 수가 절대적으로 적어 수도권에서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한나라당에 비해 밀리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민주당과 한나라당 후보를 제외한 기타 정당 또는 무소속 후보의 대부분이 한자릿수 이하의 지지율에 그치는 등 양당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는 특징을 보여주었다.

수도권 97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서울 29개, 경기 25개, 인천 5개 지역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총 59개 지역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서울 16개 등 36개 선거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수도권에서 자민련 후보들의 지지율 평균은 서울 3.3%, 인천 7.2%, 경기 10.2%로 나타났다. 민국당 후보들의 지지율 평균은 서울과 경기 인천이 각각 2.4%, 2.5%, 1.2%였다. 특히 서울에선 자민련이나 민국당 후보가 큰 변수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보여주었다.

▼ 대구경북서 1위 한명도 없어 ▼

이번 여론조사의 또 다른 특징은 충청권이 격전지화하면서 자민련의 세가 상당히 퇴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민련 출마예상자들은 충청권 24개 선거구 중 15개 지역에서 1위를 기록했다. 경기(2개) 강원(1개)을 합쳐 자민련 후보가 조금이라도 우세를 보인 지역은 총 18개에 불과했다. 15대 총선 때 10개 지역을 차지했던 대구-경북은 1위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자민련은 ‘텃밭’으로 여겨 온 대전 서갑, 충북 청주상당, 청주흥덕, 충주, 청원, 충남 공주-연기, 아산, 서산-태안 등지에서 민주당 또는 한나라당 후보들과 치열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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