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총선] 이인제 '용도폐기론' ― '대망론' 충청서 격돌

  • 입력 2000년 3월 16일 19시 35분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의 충청권 공략을 두고 자민련이 제기한 이른바 ‘이인제 용도폐기론’이 확산되면서 민주당과 자민련 간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16일 이위원장의 충청권 공략에 한화갑(韓和甲)의원을 투입,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동교동계 핵심으로 ‘리틀 DJ’로 통하는 한의원은 이위원장을 돕는 ‘구원투수’의 역할을 하면서 ‘용도폐기론’의 확산을 막을 예정.

한의원은 조만간 충청권 유세에 합류, “민주당은 대통령후보도 자유경선으로 선출키로 했다”며 “당 대표나 대통령후보는 실력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용도폐기론은 모략에 불과하다”고 자민련 논리를 정면 반박할 방침. 이른바 ‘이인제 대망론’으로 ‘이인제 띄우기’를 계속하겠다는 전략인 셈.

○…자민련은 민주당의 한의원 충청권 투입소식에 경계의 눈길을 보내면서도 “충청권에서 ‘용도폐기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증거”라고 역공.

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이 이씨로는 힘겨워 ‘리틀 DJ’까지 투입한다는데 ‘리틀 DJ’가 아닌 ‘빅 DJ’가 나온다 해도 대세는 이미 결정났음을 알아야 한다”며 “민주당은 이번 총선을 마치 대통령선거인양 분위기를 흐려놓는 경거망동을 삼가고 과거의 우당에 사죄부터 해야한다”고 공격.

이규양(李圭陽)수석부대변인도 “DJ 임기가 3년이나 남았고 ‘배타적 식솔주의자’로 이름난 DJ가 자기 새끼도 아닌 이인제에게 대권을 주겠느냐”고 용도폐기론의 확산에 주력. 나아가 자민련은 ‘이인제 바람’에 대한 역풍(逆風)으로 대전의 취약지역까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자체 분석 판세를 제시.

○…한나라당은 “이인제씨가 오히려 자민련 김종필명예총재를 살리고 있다”며 원망. 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이날 “이씨 때문에 다 죽었던 JP가 살아나고 있다”며 “이씨가 출마만 안했어도 충청권은 민주당 한나라당이 5∼8석 정도 얻을 수 있었는데 이씨가 JP를 공격하면서 충청권이 다시 JP를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고 주장.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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