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자민련 배반론에 "보자보자 하니까…"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민주당이 14일 자민련의 ‘내각제 배반론’을 문제삼아 자민련과 JP를 정면으로 공격하고 나섰다.

총선 후 자민련과의 공조복원 가능성 때문에 비난을 자제해 온 민주당이 태도를 바꾼 것은 자민련의 대(對)민주당 공격이 도를 넘고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 특히 자민련이 최근 일부 신문에 ‘배반론’ 광고를 하면서 97년 ‘야권후보 단일화 선언’에 서명하는 김대중(金大中) 당시 국민회의총재의 찢어진 사진을 게재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한길총선기획단장은 이날 “가출소년이 가출한 게 아니라 쫓겨났다고 우기고 있는 격”이라면서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를 ‘가출 소년’에 비유하면서까지 자민련의 ‘배반론’을 반박했다. 김단장은 “내각제를 현실 여건 때문에 늦출 수밖에 없다는 것은 JP가 먼저 한 얘기이며 JP는 합당하자고 했을 때도 싫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도 총리와 장관 국영기업체 사장 등으로 (자민련 인사들이) 공동정권에 참여하고 있다”며 “선거가 끝나면 (양당 공조가) 다시 잘 될 것으로 보지만 그러기 위해서도 지나치면 좋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자민련측은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이규양(李圭陽)수석부대변인은 “민주당이 우리당의 공조파기 선언을 인정하지 않고 공동정권이 유지되는 양 얘기하는 것은 배반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공동정권이 유지되는 이유로 당 출신 인사들의 정부 및 국영기업체 잔류를 거론하고 있으나 공조파기 선언 이후 그들은 개인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양기대기자> 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