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D-29]"바람…바람…" 여야 표몰이 박차

  • 입력 2000년 3월 14일 19시 10분


《‘4·13’ 총선을 꼭 30일 앞둔 14일 민주당 한나라당 자민련 민국당 등 여야 4당은 경향 각지에서 표몰이 행사를 가졌다. 이날 민주당은 공명선거결의에, 한나라당은 안보론을 내세운 대여 공세에, 자민련은 대통령제의 폐해 홍보에, 민국당은 지지도 끌어올리기 전략 마련에 부심하는 등 모처럼 진흙탕 싸움에서 벗어나 ‘4당4색’의 모습을 보였다.》

▼민주당▼

민주당은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요 당직자와 총선 출마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공명선거실천 및 필승결의대회를 갖고 총선 출진 채비를 완료. 민주당은 이날 대회에서 깨끗한 정치와 공명선거 실현을 위한 총선후보자 결의문을 채택.해 각 후보들로부터 서명을 받는 등 공명선거의지 과시에 신경을 쓰는 모습.

서영훈(徐英勳)대표는 “지역감정 조장, 색깔론 시비, 심지어 2∼3년 내 위기재현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으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야당의 비열함에 준엄한 심판을 내릴 길은 압도적인 승리뿐”이라고 주장.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도 “과거 여당이 가졌던 프리미엄은 어느 것 하나 없지만, 칭기즈칸이 열악한 군세로 세계제국을 건설했듯이 필승의 신념으로 최선을 다해 반드시 승리하자”고 독전. 그는 “이번 총선에서 안정의석을 확보해야만 대통령의 남은 3년 임기 동안 세계 일류국가를 만들 수 있다”고 주장.

이어 김성호(金成鎬·서울 강서을) 김희선(金希宣·서울 동대문갑)위원장이 선거법을 준수해 깨끗한 선거를 치른다는 등 5개항의 결의문을 낭독. 민주당 총선 출마자들은 이어 부부동반으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청와대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 참석.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14일 속초-고성-양양-인제, 강릉, 동해-삼척 등 3개 지구당 개편대회에 참석해 강원 영동지방을 집중 공략. 이총재는 휴전선 접경지역이라는 지리적 성격과 상당수 주민들이 수산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 특성을 한껏 활용해 현 정권의 안보정책과 한일어업협상문제를 집중 거론.

이총재는 먼저 “지난 1년간 북한의 군사력 강화는 그 이전 5년간의 군사력 강화를 합친 것보다 크다고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국 의회에 보고했다”며 “북한은 미국 알래스카를 때릴 수 있는 대포동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 우리가 북한에 무조건 준 결과가 무엇이냐”고 반문.

그는 또 “베를린에서 김대통령은 국민의 세금과 돈을 빌려 북한의 항만과 도로를 닦아주겠다고 했는데 도대체 누굴 위해 이런 돈을 쏟아 붓느냐”고 현 정권의 대북정책을 신랄히 비난. 그는 이어 “이 정권은 자민련 사람을 해양수산부장관 자리에 앉히고 한일어업협상으로 우리 어민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안겨줬다”며 “어민들은 이 정권이 무엇을 했는지 이번 총선에서 똑바로 심판해야 한다”고 강조. 이날 행사 참석자들은 이 대목에서 가장 많은 박수를 보내며 이총재의 연설에 호응.

<속초〓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자민련▼

자민련은 14일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영남, 이한동(李漢東)총재는 수도권을 공략하는 ‘쌍끌이 시스템’을 가동해 전날 대전에서 열린 총선필승결의대회 바람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했다.

JP는 경북 김천(김동완·金東完) 안동(강성룡·姜聲龍) 지구당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대통령제를 ‘놀부 심보’에 비교하며 맹공. 그는 “대통령만 되면 황제 같은 위치에 서기 때문에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도 내 것이고, 내가 죽게 생겼으면 네가 죽고, 네가 죽게 생겼으면 그냥 네가 죽으라는’ 놀부사상이 생긴다”고 주장. 그는 이어 “대통령제 때문에 동서가 갈라졌다”며 “지역감정은 누구의 죄가 아닌, 제도(대통령제)의 죄”라고 주장.

JP는 특히 11일 대구와 구미연설에 이어 이날도 자민련과 자신이 박정희(朴正熙)전대통령의 ‘적자(嫡子)’임을 내세우는 데 주력. 이총재도 성남 분당갑지구당(강대기·姜大基) 등 경기지역 3개 지구당 개편대회에 잇따라 참석해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 때문에 지역감정의 골이 깊어진 만큼 독재추방과 책임정치구현을 위해서는 내각제밖에 없다”고 역설. 그러면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 모두 배신의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난.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민국당▼

민국당은 14일 취약지인 수도권 지역 공략에 나섰다. 조순(趙淳)대표최고위원과 장기표(張琪杓)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 동대문을(위원장 최종근·崔鍾根)지구당창당대회에 참석해 여권을 견제할 강력한 야당을 밀어달라며 지지를 호소.

조대표는 축사에서 “민국당의 당세가 지금은 미미하지만 수도권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많이 공천한 만큼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민국당은 기존 3당과 달리 1인 보스체제 타파를 지향하고 있다”고 주장. 장최고위원도 “민주정당을 지향하는 민국당을 지지해야 민주정당의 출현이 가능하다”고 역설.

대회가 끝난 후 조대표와 장최고위원은 인근 전농동 3-4 재개발 아파트 건설현장을 방문하는 등 수도권 표밭갈이에 열중.

이와 함께 영남권의 세몰이도 계속됐다. 허화평(許和平)최고위원은 이날 김윤환(金潤煥)최고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경북 포항북 창당대회를 열었으며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도 이날 오후 부산 북-강서을 지구당 창당대회를 가졌다.

한편 민국당은 예상외로 지지도가 올라가지 않는다는 판단아래 미공천지역 82곳에서 무소속 출마자의 영입을 적극 추진하는 한편 중앙당 인력의 지구당 지원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

<정연욱기자> 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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