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자민련 공략본격화]강원 '安保심리'에 승부수

  • 입력 2000년 3월 6일 19시 29분


민주당과 자민련 지도부가 6일 대거 강원도로 이동해 지구당개편대회와 후원회를 개최하는 등 강원 공략을 본격화했다.

선거구 조정으로 의석수가 13석에서 9석으로 줄어든 강원도는 전통적으로 여권 강세지역. 96년 총선에서 전체 13석 중 신한국당이 9석을 석권했으며 자민련과 구 민주당이 각각 2석을 얻었고 국민회의는 한 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이 같은 구도는 대선 이후 일부 한나라당 의원들의 국민회의 입당과 함께 조순(趙淳) 한승수(韓昇洙)의원의 민국당 합류에 따라 다소 헝클어지는 양상이다. 최근 강원일보가 5개 선거구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우세지역이 한나라당 2곳, 민주당 자민련 민국당 각 1곳으로 갈렸다.

강원도에서 ‘α’의석을 확보해야 제1당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 지역을 전략지구로 설정한 민주당은 이날 서영훈(徐英勳)대표와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홍천-횡성지구당(위원장 유재규·柳在珪)개편대회와 강원도지부 후원회를 잇따라 열었다.

서대표는 “지난해 서해교전에서 확고한 안보태세로 북한의 도발을 물리친 바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소수당이 되면 안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등 안보심리에 초점을 맞췄다. 이위원장도 “서해교전에서 북한잠수정 2척이 격파되고 100여명의 사상자가 났는데도 북한이 침묵하는 것은 우리의 포용정책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95년 지방선거에서 강원지사를 배출했던 자민련의 경우는 강원에서의 승리는 ‘실지(失地)회복’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강원지역은 북한과 접경한 지리적 특성상 보수적 색채가 강한 만큼 이번 선거를 보수와 혁신의 대결로 몰아가려는 자민련의 전략과 맞아떨어지는 지역이다. 자민련이 지난해 9월 ‘신보수대토론회’의 첫 지방개최지로 강원 춘천을 정했던 것도 이런 노력의 일환이었다.

자민련은 특히 홍천-횡성(위원장 조일현·曺馹鉉) 춘천(이민섭·李敏燮) 영월-평창(김기수·金基洙) 등 강원의 영서지역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강원 지역 중 휴전선을 끼고 있는 이른바 ‘안보벨트’에서 자민련의 보수노선이 충분히 홍보된다면 승산이 있다는 것.

따라서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가 이날 홍천-횡성지구당 후원회에 참석해 정부의 안보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안보정당’ 자민련만이 이 지역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은 강원 공략의 ‘예고편’인 셈이다.

<이철희·공종식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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