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발언 4黨4色]의견 분분…아전인수격 해석 남발

  • 입력 2000년 3월 3일 19시 28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의 ‘DJ 지역감정 책임론’ 발언에 대해 여야 4당은 3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애써 의미를 축소하면서도 격하게 비난하는 등 속마음을 드러냈고, 자민련은 계속 쟁점화할 태세였다. 반면 한나라당과 민국당은 JP의 발언에 동조하면서 민주당과 자민련의 틈새 벌리기를 시도했다.

▼金대통령 별다른 언급 없어▼

○…로마를 방문 중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JP의 지역감정책임론 발언을 보고받았으나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는 게 수행 중인 청와대 관계자들의 얘기.

그러나 한 고위관계자는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느냐”고 김대통령의 심경을 간접 전달. 또 일부 비서진은 “선거 때 무슨 얘기인들 못하겠느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해도 너무한다”며 격렬히 성토.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지역감정의 시발점이 5·16군사쿠데타라고 언급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닌데 새삼 문제삼는 것은 지역감정을 이용해 선거를 치르겠다는 발상”이라며 “의석도 중요하지만 나라도 생각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

▼"71년大選 지역몰표 없었다"

○…민주당은 JP의 발언이 충청표의 결집을 노린 것으로 보고 맞대응을 자제하면서도 ‘DJ 때문에 71년 대선 때 지역감정이 생겼다’는 JP 발언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71년 대선 투표 결과 어느 지역에서도 몰표 현상은 없을 정도로 지역주의 투표는 없었다”고 주장.

당시 공화당의원이었던 이만섭(李萬燮)상임고문도 경남도지부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해 “당시 공화당이 무리하게 3선개헌을 한 후 어려운 대선을 치르면서 먼저 지역감정에 불을 붙였던 것”이라고 JP발언을 반박.

▼2탄 3탄 은근히 기대

○…자민련은 “DJ의 잘못된 시각에 대한 진실규명 차원”(변웅전·邊雄田대변인)이라고 ‘치고 빠지기’식 태도를 보이면서도 은근히 ‘지역감정 DJ책임론’이 총선 이슈로 부각되길 바라는 분위기. 일부 당직자들은 “JP의 발언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충청권이 달아오르려면 2탄, 3탄이 필요하다”며 13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국공천자 필승결의대회에서 또 다른 직격탄이 있을 것임을 예고.

▼"DJ에 1차 책임"

○…한나라당은 이날 김대통령을 지역감정의 1차적 책임자로 몰아붙이며 JP 발언에 가세. 이회창(李會昌)총재와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대구 필승결의대회에서 이 지역 정서를 감안한 듯 김대통령의 책임론을 부각시키며 독하게 비판.

민국당의 김철(金哲)대변인은 공식 논평을 통해 “JP의 지적에 일리가 있다고 본다”며 “이 문제는 JP와 민주당 간에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 김대변인은 이어 “그러나 JP의 발언은 영 호남지역주의를 말하면서 사실은 자기 표밭을 지키려는 또 하나의 지역주의”라고 지적.

<로마〓최영묵기자·양기대·이철희기자> y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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