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의원 심사착잡…"무작정 버티다가 黨에 부담될라"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31분


요즘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표정은 매우 착잡하다. 검찰의 체포시도에 강경일변도로만 대응할 경우 총선의 최대 분수령이 될 수도권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당지도부의 ‘걱정’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출두문제는 “지도부와 상의는 하겠지만 결정은 내가 한다”는 입장이다. 무작정 버티지는 않고 조만간 상황을 봐서 자발적으로 출두하겠다는 것. 사실 정의원은 지난해말부터 검찰 출두를 내심 굳혀온 상태. 출두할 경우 배포할 대국민 성명서의 초안도 이미 작성해놓았다.

검찰도 정의원이 여론에 밀려 조만간 자진출두할 것으로 믿고 있다. 한 검찰간부는 14일 “검찰은 잃을 것 다 잃고 회복단계에 있는 반면 정의원은 내리막길을 걷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원이 출두할 경우 수사는 속전속결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신병처리. 정의원은 자그마치 24건에 연루돼 있는데다 23차례나 소환에 불응,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로 구속이 불가피하다는 게 검찰의 ‘원칙적인’ 입장.

그러나 정의원 사건이 ‘정치적 사건’으로 변질됐다는 게 검찰의 고민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정의원과 검찰이 ‘자진출두’와 ‘불구속 기소’라는 ‘윈-윈’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수형·정연욱기자>so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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