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공신 오늘은 애물, 민주당 영입파처우 고심

  • 입력 2000년 2월 13일 19시 34분


민주당이 13일 현정권 출범 이후 여소야대(與小野大)를 깨뜨리기 위해 야당인 한나라당에서 영입한 의원들의 재공천 문제로 고민에 빠져든 모습이다.

민주당은 당초에는 당이 어려울 때 도움을 준 이들 영입파 의원들에게 신의를 지킨다는 차원에서 다소 지지도가 떨어지더라도 공천에서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방침이었다. 핵심당직자들도 이들의 공천문제가 화제로 떠오르면 “개혁의 일등공신이 아니냐”며 추켜세웠다.

그러나 최근 공천자 발표가 임박하면서 영입파 의원도 당선 가능성 위주로 공천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매우 낮게 나오는 영입파 의원들까지 무작정 공천한다는 것은 자해행위라는 이유에서다.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이날 “영입파 의원들에 대해서 가능한 한 신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아직 여론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말꼬리를 흐렸다. 현재 당내에서 다른 경쟁자의 공천 도전을 받고 있는 영입파 의원들은 대부분 수도권과 강원지역 의원들이다.

서울의 김충일(金忠一·중랑을)의원은 김덕규(金德圭)전의원, 유용태(劉容泰·동작을)의원은 박실(朴實)전국회사무총장, 인천의 서정화(徐廷華·중-동-옹진)의원은 박상은(朴商銀)대한제당대표, 경기의 홍문종(洪文鐘·의정부)의원은 문희상(文喜相)전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이성호(李聖浩·남양주)의원은 신낙균(申樂均)전문화관광부장관, 강원의 황학수(黃鶴洙·강릉)의원은 최각규(崔珏圭)전강원지사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당내에서는 20여명에 이르는 영입파 의원 중 일부는 공천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양기대기자>k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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