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심사 막바지…민주-한나라당 어수선

  • 입력 2000년 2월 11일 19시 55분


▼민주당/탈락자 구제싸고 골머리▼

민주당은 11일 공천심사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탈락자들의 반발기류가 표면화하는가 하면 경합자들 간에 최종 신경전도 날카로워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

○…민주당은 이날 남궁석(南宮晳)정보통신 이상룡(李相龍)노동부장관이 장관직을 사퇴, 총선에 출마한다는 사실을 발표하는 등 총력 포석. 민주당은 또 한석룡(韓錫龍)전강원도지사도 홍천-횡성에 내세울 것을 검토 중.

여권이 이처럼 공직 사퇴시한을 하루 앞두고 그동안 총선 출마를 극구 사양해오던 두 장관의 사퇴를 밀어붙이며 총력을 기울이는 것은 수도권과 강원 등지의 선거전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한편 이날 대통령정무수석실의 이상환(李相煥)정무비서관은 서울 동대문갑 출마를 위해 사표를 제출.

○…유용태(劉容泰·서울 동작), 김충일(金忠一·서울 중랑을), 김명섭(金明燮·영등포갑), 서정화(徐廷華·인천 중-동-옹진), 홍문종(洪文鐘·경기 의정부), 이성호(李聖浩·남양주)의원 등 수도권 영입파 의원들의 거취도 관심.

김충일의원 등 일부 영입파 의원들이 공천 교체대상이라는 보도가 나간 데 대해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 등 당지도부는 “확정된 사실이 없다. 영입파의원들은 우선 배려한다는 것이 확고한 원칙”이라고 설명. 그러나 지역구 여론이 극히 나쁜 2, 3명의 영입파 의원은 공천에서 배제될 듯.

전북 익산에서 이협(李協)의원과 경합 중인 최재승(崔在昇)의원은 이날 한국유권자연맹으로부터 문화관광위 ‘의정활동 최우수의원상’을 받은 뒤 “의정활동을 잘하는 의원이 유능한 것 아니냐”고 의욕을 과시. 이에 이의원은 기자실에 찾아와 “나는 죽어도 익산을 떠나지 않겠다”며 “공천의 객관적 증거를 대라”고 주장.

○…지역구 탈락의원들의 구제방안도 관심사. 동교동계인 윤철상(尹鐵相)의원은 지역구를 포기하는 대신 비례대표로 옮겨갈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동안 서울 마포을에 공을 들여왔던 황수관(黃樹寬)홍보위원장도 비례대표설이 대두. 황위원장이 비례대표로 옮길 경우 이 지역에는 최근 영입된 함승희(咸承熙)변호사를 내세울 것이란 후문.

낙천설에 시달리는 김상현(金相賢)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 “민주당과 청와대 일각에서 나를 제거하려는 음모가 있다”며 최악의 경우 무소속으로라도 출마할 것임을 선언.역시 탈락대상으로 거론되는 김봉호(金琫鎬)국회부의장 측에선 “한마디 사전 상의 없이 먼저 언론에 흘리는 식으로 밀어내면 어떻게 승복하란 말이냐”고 불만을 표시.

<윤승모기자>ysmo@donga.com

▼한나라당/"공천 안돼도 출마할것"▼

한나라당 공천심사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11일 “경합이 치열한 20여곳에 대해서는 막판 추가 여론조사를 실시 중”이라고 말했다.

○…서울의 경우 종로에는 조순(趙淳)명예총재를 내세우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정인봉(鄭寅鳳)위원장의 도전이 변수. 5명이 공천을 신청한 중랑을은 강동호(姜東鎬)언론피해구제협회장과 이연석(李年錫)당중앙연수원부원장 대결로 압축. 도봉을은 유인태(柳寅泰)전의원의 영입 출마가 유력. 노원갑은 백남치(白南治)의원 대신 영입인사 중 1명이 공천될 것이란 설이 대두.

영등포갑은 이회창(李會昌)총재측이 미는 고진화(高鎭和)전성균관대총학생회장과 김덕룡(金德龍)계의 권기균(權錡均)21세기지식사회연구소장이 막판 힘겨루기 중. 영등포을에는 김진호(金辰浩)전서울지하철공사사장이 유력하나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인사의 영입설도 나온다. 동작을에서는 386세대인 서울대 Y교수의 배치설이 나오고 교육부장관 출신 이해찬(李海瓚·민주당)의원 지역구인 관악을에는 현직교사인 권태엽(權泰燁)씨를 대항마로 내세울 예정.

○…부산의 경우 연제구는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로 내정됐고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은 북-강서을로 지역구를 옮겨갈 태세. 해운대-기장갑의 경우 YS직계인 김광일(金光一)전대통령비서실장이 이기택계인 손태인(孫泰仁)위원장과 경합 중. 남구의 이상희(李祥羲) 김무성(金武星)의원은 막판까지 조정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이나 사상에서는 신상우(辛相佑)부의장 쪽으로 기우는 분위기.

○…대구의 경우 중구는 꾸준히 지역을 관리해온 박창달(朴昌達)위원장이 유리하고 이 지역을 희망했던 현승일(玄勝一)국민대총장은 대구의 다른 지역으로 입성할 듯. 동구는 은막의 스타였던 강신성일(姜申星一)위원장이 현역인 서훈(徐勳)의원보다 유리한 분위기이나 서의원은 “공천되든 안되든 출마한다”고 공언.

남구는 비공개 신청한 김종대(金鍾大)전보건복지부기획관리실장을 박삼옥(朴三玉)한국스포츠TV사장이 맹추격 중. 북갑은 박승국(朴承國)의원 교체설이 나도는 가운데 김길부(金吉夫)전병무청장 김석순(金石淳)킴스치과원장이 ‘다크 호스’로 부상. 대구지역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수성을은 이총재측이 미는 박세환(朴世煥)의원이 고지를 선점했다는 전언. 그러나 윤영탁(尹榮卓)전의원이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겠다면서 당 지도부를 압박 중이고 자민련 박철언(朴哲彦)의원을 보좌했던 남칠우(南七祐)씨도 강력히 도전.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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