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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2월 7일 19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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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은 95년 미사일협상을 본격 시작한 이래 40여개의 크고 작은 쟁점들을 해결하고 3,4개의 핵심부분만 남겨놓고 있어 타결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남은 쟁점들에 대한 입장차가 워낙 커 최종합의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양국은 90년 한국측이 전달한 ‘자율규제서한’에 의해 180km로 제한해 왔던 미사일 사거리를 300㎞ 이하로, 탄두중량은 500㎏ 이하로 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문제는 사거리 300㎞ 이상 미사일의 연구 개발(R&D) 수준. 미국측은 원칙적으로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로 대변되는 비확산전략에 따라 300㎞ 이상 미사일에 대한 ‘실질적’ 연구 개발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한국의 ‘안보 수요’를 감안, 300㎞ 이상 미사일에 대해 순수 연구 개발은 사거리에 구애 없이 허용하겠다는 것.
반면 한국측은 ‘시험 발사’까지를 포함하는 실질적인 연구 개발이 돼야 한다는 입장. 또 미측이 발사 유도 기폭장치 등 핵심 부품의 수출 및 기술이전도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국은 그러나 그동안 군사용과 함께 180㎞로 묶여온 민간 로켓의 개발에 대해서는 무제한 허용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어 이번 협상에서 이 부분이 풀리면 우주과학기술 개발에 새 전기가 마련된다.
합의문의 형식도 관심거리. 미국은 300㎞ 이상 미사일의 ‘획득’을 포기하겠다는 성문화된 양해각서(MOU)를 한국측에 요구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는 미사일 개발이 주권에 관한 사항이라는 점을 내세워 ‘자율규제선언’ 정도로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에서 합의에 도달할 경우 한국측이 미측에 요구해 온 MTCR가입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