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대 총선]"기존정당 싫다" 신도시 무당파 어디로

  • 입력 2000년 1월 11일 23시 19분


분당(성남시) 평촌(안양시) 중동(부천시) 일산(고양시) 등 수도권 신도시들은 기존 정당에 대한 지지율이 유독 낮다.

최근 모 여론조사 기관이 경기인천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경인지역 전체의 정당지지율은 국민회의 32.9%, 한나라당 21.4%, 자민련 7.8%, 무당파층(지지정당이 없다고 답하거나 무응답한 층) 32%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기관이 고양시 일산구만을 대상으로 실시한 별도 조사에선 국민회의 19%, 한나라당 15%, 자민련 3%, 민주노동당 4%, 무당파층 59%로 무당파층이 유난히 많았다.

신도시 유권자들은 학력과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은 고학력 중산층이 주류를 이룬다. 일산 지역의 경우 여론조사 응답자 중 대졸 이상 고학력자의 비율이 54.3%로 일반적인 전국조사 평균(30% 정도)보다 훨씬 높았다. ‘낮은 정당 지지율, 높은 무당파층’이란 신도시 지역의 여론조사 특성을 두고 일각에선 “기존 제도 정치권에 대한 의식적 부정”이란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무당파층은 선거가 임박할수록 ‘차선의 선택’으로 정당을 찾아가는 게 이제까지의 경험칙. 그러나 신도시 무당파층은 나름대로 소신파이기 때문에 끝까지 ‘제도정당 거부’를 고집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정치권에서도 “현재의 여론추세로 볼 때 신도시 지역의 투표율이 의외로 낮아질 수 있다”거나 “정당보다는 후보가 어떤 인물인지가 중요한 선택기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만을 놓고 볼 때 신도시 지역에서 한나라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여전히 국민회의보다는 낮다는 사실도 주목할 대목. 이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들 사이에선 “한나라당이 신도시 유권자들에게 접근하기가 보다 용이하다는 증거”라는 견해와 “국민회의에 대한 ‘감정적 거부’ 못지않게 한나라당에 대한 ‘논리적 반대’도 강한 상황”이라는 주장이 엇갈린다.

<윤승모기자> 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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