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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12월 15일 19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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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희(姜昌熙)의원은 “당에도 ‘당권’이 있는데 우당(友黨·국민회의)의 총재(김대통령)까지 나서 우리 당의 ‘당권’을 침해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의 체첸공화국 침공을 보는 것 같다”고 흥분했다.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설사 ‘위’에서 합당을 결정한다고 해도 당무회의와 전당대회에서 누가 지지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호(金宗鎬)부총재는 “합당 주장은 자민련을 ‘2중대’로 간주하는 발상이다”, 김동주(金東周)의원은 “우당의 당직자들이 함부로 얘기한다”며 흥분했다. 이대엽(李大燁)중앙위의장은 “국민회의와의 결별을 무릅쓰고 우리의 의지를 밝혀야 한다”고 가세했다.
그러나 정작 합당의 열쇠를 쥐고 있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브라질을 공식방문 중인 김총리는 14일 김대통령의 연내 합당 매듭 발언을 보고받고 “내용이 별 게 없구만. 코멘트할 것 없어”라고 일축했다. 그는 비서진이 “한마디 하셔야 한다”고 재차 건의하자 “출국 전 입장에서 하나도 변화된 게 없다”고 짧게 언급했다.
김용채(金鎔采)총리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김총리의 출국 전 입장은 합당 반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그러면 왜 총리가 명확하게 말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그 정도만 해두자”며 입을 닫았다.
이 때문에 총리실 주변에서는 “김총리가 합당과 관련된 골치아픈 문제들이 정리되면 자연스럽게 합당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얘기가 무성하다.
〈송인수기자·브라질리아〓이철희기자〉i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