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 신-구주류, 박시언씨 접촉여부 신경전

  • 입력 1999년 11월 30일 19시 09분


‘옷로비의혹’에 이어 신동아그룹의 ‘로비시도의혹’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로비대상’을 둘러싸고 여권 내에 미묘한 기류가 형성되는 분위기다.

미묘한 기류의 기압골 양측에는 여권의 신, 구주류가 자리잡은 양상. 여야가 한목소리로 박시언(朴時彦)전신동아부회장 등이 시도했다는 ‘전방위로비’의 실체 규명을 요구하고 나서자 이들은 “나는 아니지만 다른 쪽은 혹시 모르겠다”는 식의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박시언씨와의 ‘접촉’이 확인된 인사는 김태정(金泰政)전검찰총장 박주선(朴柱宣)전대통령법무비서관 박지원(朴智元)문화관광부장관 등이다. 그러나 이들 외에도 박씨의 접촉 대상이 됐던 인사들이 상당수 더 있다는 게 야당측의 주장.접촉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은 박씨와의 무관함을 강조하느라 애를 쓰고 있다. 우선 박지원장관은 “박시언씨를 만난 적은 있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고 당연히 로비와도 전혀 관계가 없다”고 펄쩍 뛴다.

당내 구주류 일각에선 “신동아가 로비를 했다면 김태정 박주선씨 등 청와대 주변인사들을 표적으로 했겠지, 힘없는 구주류를 만날 이유가 없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이에 대해 신주류와 가까운 국민회의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청와대 비서실에서 ‘박시언이란 사람이 동교동 실세들과 가깝다며 만나자고 하는데 도대체 어떤 인물인지 알아봐달라’는 요청이 있어 ‘알아보니 위험 인물’이라는 취지로 보고를 해준 일이 있다”며 “청와대 비서실은 애초부터 박씨를 모른다”고 반박하고 있다.

신주류의 다른 쪽에서는 “그런 식으로 하면 우리도 할말이 있다”며 불쾌한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윤승모기자〉ys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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