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의원들 "짜맞추기 수사"항의 서울지검 방문

  • 입력 1999년 11월 15일 20시 04분


항의나선 한나라의원들
항의나선 한나라의원들
15일 오전 11시45분경 서울 서초동 서울지검 임휘윤(林彙潤)검사장 집무실에 한나라당 의원 10여명이 성난 얼굴로 들어섰다.

이 때 서울지검 로비에는 의원 50여명이 농성중이었고 정문 밖에서는 당원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목요상(睦堯相)의원이 “언론대책문건 사건, 서경원 전의원의 밀입북 사건 재조사 등에서 보여준 검찰의 ‘짜맞추기식’ 수사행태를 항의하기 위해서 왔다”며 포문을 열었다.

이어 의원들의 항의가 봇물처럼 터져 나왔다.

“국민회의 이종찬부총재 사무실은 왜 압수수색하지 않나.”

“문일현기자와 전화통화한 청와대 등 여권 실세는 왜 소환 안하나.”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난 서전의원의 사건을 재조사하는 것은 ‘면죄부용’ 수사 아니냐.”

의원들의 격렬한 ‘신문’에 상기된 임검사장은 “모든 사건을 정도대로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언론문건 사건은 문제의 사신을 찾지 못하고 진술이 엇갈려 어려움이 많다. 확정판결난 서전의원의 밀입북사건을 재수사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회의의 명예훼손 고발사건을 조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안상수(安商守)의원은 “평민당 김대중(金大中)총재의 북한 공작금 1만달러 수수 혐의도 확정판결이 난 사안인데 왜 수사 하냐”고 따졌다.

그러나 임검사장과 동료의원들이 “그것은 검찰이 공소 취소한 사안입니다”며 정정하자 머쓱한 표정을 짓기도.

30여분간 계속된 의원들의 항의를 지켜본 한 검찰 관계자는 “의원들의 의견 중에서 귀담아 들을 부분도 없지 않지만 다음부터는 사건의 내용이라도 정확히 알고 따졌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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