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해빙 실마리 잡힐듯 말듯…국회 부분정상화 가능성

  • 입력 1999년 11월 14일 20시 06분


정국 해빙(解氷)의 실마리가 잡힐 듯 잡힐 듯하면서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여야는 휴일인 14일에도 총무접촉 라인을 가동, 정국정상화를 위한 구체적인 의견조율을 벌였으나 ‘주변적 사안은 의견접근’ ‘핵심사안은 괴리(乖離)엄존’이란 결과만 거듭 확인했다.

특히 정국 정상화의 최대 걸림돌인 한나라당 정형근(鄭亨根)의원의 사법처리 문제에 대해 야당은 ‘정치적 절충’을 요구한 반면 여권은 “국회 정상화는 국회 일, 사법처리는 사법부 일”(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사무총장)이라며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여권은 이날 정의원이 ‘빨치산 발언’에 대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에게 사과할 의사까지 비쳤음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변화가 없는 한 국회 정상화와 정의원의 사법처리는 별개사안”이라며 일축했다.

이만섭(李萬燮)대행도 이날 KBS 일요진단 프로에 출연, “학생이 가방들고 학교가면 되지, 학교가는데 무슨 명분이 필요하냐” “(야당이 선거법 합의처리에 대해 대통령이 보증하라는데 대해)대통령의 국회 간섭을 자초하는 일”이라며 야당을 공박하는 논리를 폈다.

물론 겉공기는 다소 부드러워지고 있다. 지난 주 중반 이후 계속된 총장 및 총무간 공식 비공식 접촉을 통해 여야는 부분적으로 의견을 접근시켜 왔다. 야당이 ‘언론대책문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위의 명칭에 ‘언론장악음모’란 표현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물러선 것이나 여당측이 ‘선거법을 강행처리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문서화하겠다고 양보한 것 등이 그 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핵심 쟁점에서 여야는 적어도 아직은 물러설 기미가 아니다. 이에 따라 국회 조기 정상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국민회의는 15일 총무회담에서도 타협점을 못찾으면 단독으로 예산안 심의를 위한 해당 상임위 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이고 이에 맞서 한나라당은 19일의 대구 집회를 예정대로 밀어붙이겠다고 맞서고 있다. 따라서 여야가 국회정상화란 ‘결단’에 이르기까지에는 좀더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그 시점은 한나라당의 대구집회가 끝나는 19일 이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동관기자〉dk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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