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여야 '정치개혁' 입씨름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0시 01분


25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여야의원들은 ‘정치권〓개혁 무풍지대’라는 외부의 비판을 의식한 듯 한 목소리로 정치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국민회의 의원들은 공동여당이 당론으로 채택한 중선거구제 등 선거제도를 주로 거론한 반면 야당은 정치자금의 불균형 문제를 집중 거론하는 등 각론에서는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회의 길승흠(吉昇欽)의원은 “지역구도의 타파를 위해서는 중선거구제가 유일한 길”이라며 “시뮬레이션 결과 중선거구제가 오히려 야당에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여당은 국가적 차원에서 기득권을 포기했다”고 주장했다.

국민회의 유선호(柳宣浩)의원은 정치개혁이 미진한 것과 관련해 ‘야당책임론’을 거론했다. 그는 “98년 4월 국회에 정치개혁특위가 구성됐지만 이후에 야당은 회의에도 제대로 참석하지 않는 등 철저히 정치개혁특위 무력화전략으로 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야당의원들은 오히려 여당이 정략적 의도에 따라 선거법 개정에만 집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의원은 “정치자금의 여야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인세의 1%를 정치자금으로 내놓도록 하는 선관위안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그런데도 여당은 이를 선거법 개정안과 맞바꾸려 하는 등 정략적 태도로 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회창(李會昌)총재의 측근인 황우려(黃祐呂)의원은 여당안인 중선거구제를 ‘희귀한 제도’로 규정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중선거구제를 채택한 나라는 일본과 대만밖에 없었는데 일본은 94년 정치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이 제도를 포기한 적이 있다”며 “중선거구제가 국민을 위한 정치개혁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국민회의와 한나라당 의원들의 설전(舌戰)속에 자민련 함석재(咸錫宰)의원은 불투명한 정치개혁일정을 80년대 ‘안개정국’에 비유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6대 총선이 불과 6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선거구제 문제가 오락가락하고 합당얘기가 튀어나오고 있다”면서 정치개혁의 투명한 처리를 촉구했다.

〈공종식기자〉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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