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총재 "보수색깔 진하게"…대표연설 안정논리 담아

  • 입력 1999년 10월 19일 20시 09분


현 정부 출범 이후 ‘개혁논리’를 자주 얘기해온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가 21일로 예정된 정기국회 대표연설을 통해 구(舊)여권의 ‘안정논리’로 회귀할 전망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총재는 19일 당3역 등과 가진 대표연설문 첫 독회에서 ‘보수색채의 강화’를 주문했다. 각 분야의 개혁이 지지부진하다면서 과감한 개혁을 당부하던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를 반영하듯 최재욱(崔在旭)전환경부장관이 만든 연설문 초고에도 곳곳에 구여권 논리가 가득하다. ‘북한이 우리의 순수한 소망을 저버린 채 병영국가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거나 ‘앞으로 상당기간 부의 분배보다 더 많은 부의 창출에 주력해야 한다’는 식이다.

초고는 또 박총재가 평소 ‘절대 명제’로 간주하던 기업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이로 인한 반(反)기업적 분위기와 기업인의 위축된 사기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다른 시각을 나타냈다. 또 공직사회의 안정과 교권 회복의 필요성을 비중있게 다뤄 전체적으로 ‘개혁’ 보다 ‘안정’에 치중했다.

박총재의 한 측근은 이와 관련, “합당 반대 입장을 밝힌 데 이어 보수논리로 재무장하는 총재의 ‘변신’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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