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급이상 인사 특징]사시출신 대거 발탁

  • 입력 1999년 10월 7일 18시 41분


7일 단행된 법원장급 이상 법관인사는 사법시험 출신을 주요 법원장에 대거 발탁해 세대교체를 겨냥한 점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81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고등법원장 7명과 지방법원장 17명의 보직이 한명도 빠짐없이 바뀌었다.

법원장급 이상 24명 중 고시(63년 사법시험으로 바뀜)출신은 이보헌(李輔獻)청주지법원장 1명.‘고시출신 법원장의 퇴조’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다.

반면 인재가 많기로 유명한 사시8회(67년) 출신들이 서울 행정법원 등 법원장급 주요 보직 11자리를 휩쓸었다.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의 취임으로 사시8회 동기인 안강민(安剛民)전서울지검장 등이 모두 옷을 벗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의 대폭적인 물갈이 인사는 고시출신 고법원장 4명의 용퇴로 가능했으며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는 후문. 용퇴한 4명은 고시 14회의 지홍원(池弘源)대구고법원장 최공웅(崔公雄)특허법원장과 고시 15회의 가재환(賈在桓)사법연수원장 이철환(李鐵煥)대전고법원장 등이다.

이번에 새로 임명된 고등법원장 중 권광중(權光重·사시6회)사법연수원장은 42년 충북 옥천출생으로 서울민사지법수석부장 광주지법원장을 거쳤다. 후배판사들과도 격의없이 토론하는 ‘열린 법관’이라는 평.

송재헌(宋哉憲·〃4회)서울고등법원장은 43년 함남 함흥출생으로 인천지법원장 서울행정법원장을 지냈다. 프로급의 바둑실력에 호주가로 소문났으며 행정능력도 탁월하다.

정용인(鄭鏞仁·〃4회)대전고법원장은 42년 경북 예천출생으로 대전지법원장 서울가정법원장을 거친 선비형 법관. 영어실력이 뛰어나고 국제거래에 관심이 많다.

이동락(李東洛·〃2회)대구고등법원장은 40년 경북 영덕출생으로 대구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을 지낸 향토법관 출신. 인격과 예절을 강조해 ‘달마대사’가 별명.

양인평(梁仁平·〃2회)부산고등법원장은 42년 전남 목포출생으로 춘천지법원장 대전지법원장을 거쳤다. 당사자의 말을 잘 들어주는 ‘큰 귀’를 가졌다.

조용완(趙容完·〃4회)광주고등법원장은 45년 서울출생으로 청주지법원장 수원지법원장을 지냈다. 만 스무살이 되기 전에 ‘소년 급제’한 수재로 재판진행 솜씨가 탁월하다.

안문태(安文泰·〃2회)특허법원장은 41년 서울출생으로 서울가정법원장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낸 활달한 성격의 의리파 법관. 만능 스포츠맨으로 테니스가 수준급.

지방법원장급 중 손지열(孫智烈·〃9회)법원행정처차장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과 기획조정실장을 거쳐 법리와 사법행정에 모두 밝다. 강봉수(康鳳洙·〃6회)서울지방법원장은 제주지법원장 인천지법원장을 거쳤다.

〈최영훈기자〉cy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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