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파병案 저지투쟁방법 싸고 찬반혼선

  • 입력 1999년 9월 28일 23시 11분


동티모르 파병안은 논란과 우여곡절 끝에 결국 야당의 집단퇴장 속에 ‘절반의 동의(同意)’밖에 얻지 못했다.

전투부대 파견을 반대하던 한나라당은 28일 본회의 표결 직전 “여야총재회담을 열어 논의하자”고 제안했으나 공동여당은 이를 거부한 뒤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직권으로 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했다.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여야의원들은 각각 3인씩 나와 치열한 찬반토론을 벌이며 설전(舌戰).

반대토론자로 나온 한나라당 박관용(朴寬用) 이신범(李信範) 허대범(許大梵)의원은 “인도네시아와의 외교관계와 현지 교민들의 안전을 위해 전투병 파견은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 특히 이신범 허대범의원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동티모르 파병을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노벨평화상 수상과 연관이 있다”고 주장하자 국민회의 의석에서 “말도 안되는 소리”라는 항의성 발언이 터져나왔다.

이에 맞서 김현욱(金顯煜·자민련) 양성철(梁性喆) 김상우(金翔宇·이상 국민회의)의원은 “동티모르 파병의 본질은 치안업무”라며 “유엔활동에 동참해 국제사회에서 우리의 위상을 높여야 한다”고 맞불.

○…이어 열린 한나라당 긴급 의원총회에서는 실력저지 반대론이 우세해 결국 집단퇴장의 소극적 대처방식으로 당론을 정리.

이 자리에서 김수한(金守漢) 유흥수(柳興洙)의원 등은 “단상점거 등 극한투쟁을 벌일 경우 국민에게 우리 당의 입장이 잘못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 하순봉(河舜鳳) 서훈(徐勳) 안상수(安商守)의원 등은 “결연한 의지를 보이기 위해서는 단상점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반박.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인사말에서 현지 교민들이 보내온 전자우편 내용을 일일이 소개한 뒤 “파병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파병할 것인지는 유엔소속 개별 국가가 여건을 고려해 자체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언급.

○…본회의 표결 직전 여야 3당총무는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파병동의안 처리문제에 대한 막판 절충을 벌였으나 끝내 결렬. 한나라당이 막판에 여야총재회담을 제의하자 국민회의 이만섭(李萬燮)총재권한대행은 “시급한 동의안을 처리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총재회담을 개최해 국정전반을 논의하자”며 사실상 거부.

〈김창혁·정연욱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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