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총재 취임1년]차기집권 겨냥 지지기반 구축 나설듯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20분


31일로 취임 1년을 맞는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에 대한 평가는 각양각색이다.

이총재는 30일 열린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지난 1년은 살아남기 위한 투쟁에 모든 힘을 쏟느라 국정 경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다”고 자평했다.

여권의 ‘세풍사건’‘총풍사건’ 공세와 ‘의원빼내기’ 등에 맞서 싸우느라 자신의 정치적 비전을 펼치지 못했다는 얘기다.

그러나 비주류측의 한 중진의원은 “이총재가 친정체제 구축에만 신경을 쓰느라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제대로 수렴하지 못한 채 무리한 대여투쟁을 벌인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여권 고위관계자는 “이총재가 가장 유력한 집권 경쟁상대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그의 행보에 따라 여권의 재집권 가능성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총재에 대한 당안팎의 평가는 이처럼 엇갈리지만 “어려운 고비를 넘긴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이총재측은 차기집권을 위해 가장 중요한 정치적 과제로 대중적 지지기반 구축을 꼽는다. ‘3김’처럼 확실한 지역기반이나 정치자금 동원력이 없기 때문에 대중적 지지를 바탕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이총재는 이를 위해 당내 화합과 대안세력으로서의 정체성 확립을 추진한다는 방침. 이총재가 최근 ‘3김정치 청산’과 ‘제2창당’을 선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아무튼 이총재의 정치생명은 내년 총선에서 1차로 판가름난다. 다양한 계파를 아우르고 여권의 신당창당에 맞서 새로운 인물 영입에 성공해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면 차기집권 가능성은 그만큼 커지는 셈이다.

〈김차수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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