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로비 청문회 초점①]옷값 대납요구 여부

  • 입력 1999년 8월 25일 23시 22분


25일 ‘옷로비 의혹사건’ 청문회 대질신문에서 옷값 대납요구가 있었는지여부에 대한 증인들의 진술은 첨예하게 엇갈렸다.

최순영(崔淳永) 신동아회장의 부인 이형자(李馨子)씨는 옷값 대납요구를 받았다고 강조했지만 강인덕(康仁德) 전통일부장관의 부인 배정숙(裵貞淑)씨와 라스포사 사장 정일순(鄭日順)씨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이씨는 의원들의 질문에 “지난해 12월17일 배씨가 전화를 걸어 ‘총장부인이 앙드레김 페라가모 등에서 구입한 옷값 2200만원을 대납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배씨는 “요구한 일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이어 “다음날(12월18일) 배씨가 횃불선교원으로 찾아와 옷값 이외에 연씨가 구입한 기천만원의 옷값을 추가로 대납해달라고 해 이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배씨는 이 또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부인했다.

이씨의 ‘화살’은 이어 정씨에게로 넘어갔다. 배씨가 횃불선교원에 다녀간 12월18일 저녁 정씨가 이씨에게 전화를 걸어 “내일 총장부인에게 좋은 밍크코트를 보여줄 계획”이라는 얘기를 했다고 이씨는 밝혔다.

이씨는 전화통화에서 정씨에게 “코트를 보여주지도 말라”고 말해 대납시비를 봉쇄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씨는 “거짓말”이라며 “18일이 아닌 19일에 이씨의 남편인 최순영회장의 환갑(20일)을 앞두고 난화분을 보내기 위해 이씨에게 전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증인들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자 국민회의 조홍규(趙洪奎)의원은 “증인들이 모두 구체적인 로비가 없었다고 하면 이번 사건을 최회장 구명을 위한 옷로비사건으로 볼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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