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당직개편]李총재 “총장만은 내사람으로…”

  • 입력 1999년 8월 11일 03시 02분


『사무총장만은 내사람이어야 한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측근인 하순봉(河舜鳳)의원을 사무총장에 내정한 것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제2의 창당’ 작업을 해나가기 위해 자신의 손과 발이 돼 움직여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이총재가 지난해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 때문에 상당히 고생을 했다”며 “그때부터 사무총장만은 측근으로 기용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총재비서실장에 맹형규(孟亨奎)의원, 대변인에 권철현(權哲賢) 이사철(李思哲)의원 등 소장파가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은 ‘제2의 창당’에 걸맞게 당에 젊은 기풍을 불어넣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맹의원은 97년 대선부터 지난 ‘6·3’ 재선거까지 이총재를 도와 이총재의 신임이 두텁다.

1월 경선으로 당선된 이부영(李富榮)원내총무의 경우 임기(1년)가 아직 남아 있어 본인이 사임하지 않는 한 유임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위의장은 이총재가 강현욱(姜賢旭)의원을 원했으나 본인이 지역구 사정을 들어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강의원의 경우 누가 봐도 정책위의장에 적격이나 지역구가 호남인 관계로 이총재와 거리를 두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거론되는 인사로 볼 때 ‘제2의 창당’을 염두에 둔 이총재 체제는 전보다 상당히 젊어질 것 같다. 그러나 초재선 강경파가 요직에 포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아 비주류와 중진 등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이총재의 한 측근은 “어차피 믿고 쓸 수 있는 사람은 한정돼 있다. 당내 반발이 있더라도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