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與갈등/한나라당 반응]이원집정부제 가능성 촉각

  • 입력 1999년 7월 11일 20시 28분


‘여―여(與―與)갈등 정국’을 바라보는 한나라당의 표정이 변해가는 느낌이다.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몽니’로 국민회의 김영배(金令培)전총재권한대행이 경질될 때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즐거워했다. 그러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청남대 구상’에 들어가자 “뭔가 이상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며 찜찜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정치는 당, 행정은 총리 중심’구상이 흘러나온 10일 당관계자들은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DJ와 JP사이에 뭔가 내밀한 ‘밀실합의’가 있지 않느냐는 시각 때문이다. 한나라당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은 “이는 사실상 이원집정부적 정국운영이며 권력구조를 편의주의적 발상으로 바꾸려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당관계자들은 특히 김대통령과 김총리가 권력구조를 ‘이원집정부적 내각제’로 몰고 가기 위해 의도적으로 갈등을 증폭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김총리가 최근 “이원집정부제도 내각제의 한 형태”라고 언명한 점, DJP의 내각제 언급이 ‘8월말까지 논의 중단’에서 ‘8월말까지 합의’로 합의 시기가 앞당겨진 점 등이 한나라당이 제시하는 논거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측에서는 “DJP의 내각제 합의를 기다리다 ‘닭쫓던 개’ 꼴이 되느니 8월 중에 먼저 선수를 쳐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한 측근은 “내각제는 금권정치로 나라를 망칠 수 있다는 게 총재의 생각인 만큼 ‘대통령제 고수’입장을 밝히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이총재 입장은 “DJP가 먼저 밝히라”는 것이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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