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康통일 발언]「햇볕론」주무장관이 北자극 눈길

  • 입력 1999년 4월 19일 19시 35분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이 19일 북한에 대해 “반드시 붕괴시켜야 할 정권”이라고 강하게 비판함으로써 보수주의자로 지목되고 있는 자신의 대북관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강장관은 16일 한국표준협회 초청 강연에서도 “북한의 체제는 실패한 체제”라며 “그런 체제는 우리 민족의 장래를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변하거나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물론 강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북한에 대한 공세적인 비판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기보다는 여러 모로 문제점이 많은 북한을 상대로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해야 하는 정부의 고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그런 정황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정부 대북 정책의 기조인 ‘햇볕론’에 비춰보면 주무장관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발언을 계속한 것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94년7월 김일성(金日成)사망 직후 김영삼(金泳三)정부가 “북한이 언제 붕괴할지 알 수 없다”며 북한의 조기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적대적인 대북인식을 공공연히 표명하지는 않았었다.

북한은 그렇지 않아도 강장관이 중앙정보부(국가정보원의 전신) 국장 출신으로 80년대 초부터 한국방송공사의 사회교육방송에서 대북 프로그램을 맡아온 전력을 문제삼아 강장관 재임 중에는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피력한 바 있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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