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개편안]재경부-예산위-금감위 「밥그릇」싸움

  • 입력 1999년 3월 11일 19시 25분


정부조직개편으로 공직사회가 동요하는 가운데 이규성(李揆成)재정경제부장관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 이헌재(李憲宰)금융감독위원장이 10일 저녁 서울시내 모처에서 회동해 담판을 벌였다.

재경부 기획예산위 금감위는 경제정책 예산 금융 등 3대 핵심기능을 놓고 치열한 주도권싸움을 벌여왔는데 이날 회동에서도 의견차가 워낙 커 합의를 도출하지는 못했다.

이장관과 진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재경회 모임에 참석했다가 모임 중간에 자리를 옮겨 협의를 가진 것. 재경회는 경제기획원 재무부 재정경제원 출신공무원들의 모임.

두 사람은 우선 예산청이 재경부에 남아 있어야 할 것인지, 기획예산위로 가야 하는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뒤늦게 합석한 이위원장은 재경부에 남은 금융기관 인허가권 등 일부 기능의 이관과 관련된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이장관은 진위원장과 이위원장에게 재경부에 예산청을 흡수통합해야 하며 금융정책 법령제정권이 재경부에 있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진위원장은 이번 조직개편은 기능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며 예산편성과 재정정책이 이원화돼선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감독기능 이관과 관련해 이헌재위원장은 국제기구와 합의한 사항을 지키려면 이번 조직개편 때 금융감독권 독립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날 만남은 서로의 입장차만을 확인해 조직개편을 둘러싼 부처간 갈등은 갈수록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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