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들 『정부조직 개편안은 2류작품』 맹비난

  • 입력 1999년 3월 10일 07시 34분


9일 오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는 2차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한 일부 장관들의 불평이 그대로 터져나왔다.

진념(陳稔)기획예산위원장의 정부조직개편안 보고에 이어 김기재(金杞載)행정자치부장관이 첫 운을 뗐다.

김장관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개편안이 보도되면서 공무원 사회의 동요가 심각하므로 이 문제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해찬(李海瓚)교육부장관이 바로 발언을 이었다. “우리나라의 공무원 숫자는 아직도 다른 나라에 비해 훨씬 적다. 문제는 우리나라 공무원 조직이 그동안 비탄력적으로 운영되어 온 것이었다”는 게 이장관의 지적이었다.

이정무(李廷武)건설교통부장관의 발언은 더욱 직설적으로 나왔다. 그는 “지금 과천의 관가는 완전히 침체돼 있다”고 공무원사회의 분위기를 전한 뒤 “관가에는 유력자(有力者)는 무사고(無事故), 무력자(無力者)는 유사고(有事故)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신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발언의 대미(大尾)는 부처소멸의 기로에 선 정보통신부의 남궁석(南宮晳)장관이 맡았다. 삼성SDS사장출신인 남궁장관은 “개편안에는 아무런 철학과 비전이 없어 1류가 아닌 2류가 만든 작품”이라고 힐난했다.

국무위원들의 비판에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급변하는 시대추세에 맞춰 정부 및 공공부문 개혁의 필요성을 거듭 역설한 뒤 “빨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좋은 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관계부처 및 당정간의 충분한 협의를 강조했다.

〈정연욱기자〉jyw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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