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마산집회이후]여야, 지역감정 공방 계속

입력 1999-01-25 19:46수정 2009-09-24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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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24일 경남 마산 장외집회를 둘러싸고 여야는 25일에도 ‘지역감정’공방을 계속했다.

여권은 “한나라당 마산집회는 지역감정을 조장한 망국적 행위”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은 “휴일 오후 3만 군중이 자발적으로 운집한 민심의 소재를 호도하기 위한 술책”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여야는 지역감정 공방이 별로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선 탓인지 공세의 수위는 다소 낮추는 모습이었다. 국민회의는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이번 문제를 당차원의 사법적 대응으로 몰아갈 경우 오히려 영남 민심을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한나라당과 맞공방을 벌이는 것은 자제키로 했다.

대신 대국민홍보에 주력하면서 경제개혁을 가속화하고 실업대책 마련에 전력을 기울이는 등 여당의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

한나라당은 “여권이 영남지역에서 떠돈다는 유언비어를 공개해 오히려 영남인의 감정을 악화시켰다”고 역공을 펴면서도 지역감정 시비에 휘말리지 않기 위해 향후 장외투쟁 일정 조정을 검토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6일 대구를 방문해 지역경제인들을 만나기로 했으나 이를 취소한 것도 같은 맥락.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는 24일 “여권이 마산 집회를 지역감정조장으로 몰아붙이는 만큼 책잡힐 언행은 조심하라”며 주의를 주었지만 일부 연사는 ‘지역경제’를 소재삼아 지역 정서 자극발언을 연발했다.

개회사를 한 김종하(金鍾河)의원은 “정부가 한일합섬을 퇴출시킨 데 이어 빅딜로 LG와 삼성을 죽이려 한다”며 “지역 공기업인 한국중공업도 팔아넘기려 하는데 이는 경남죽이기”라고 포문을 열었다.

권익현(權翊鉉)부총재는 “23일자 조간신문에 실린 광고에 현정부가 영남권 개발을 위해 대규모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라고 했는데 눈을 씻고 봐도 경남은 하나도 없다”며 “경남을 이래도 되느냐”라고 언급했다.

마산 합포가 지역구인 김호일(金浩一)의원은 연사들 중에서 가장 노골적이었다. 그는 “삼성 이병철(李秉喆)씨, LG 구자경(具滋暻)씨가 전부 경상도 출신”이라며 “한일합섬 공장이 목포나 광주에 있었다면 폐쇄시켰겠느냐”고 주장했다. 또 “마산경제가 전부 작살이 나서 마산 사람들이 직장이 없어 마산역에 이렇게 모인 것”이라면서 “요새 출세하는 사람들은 다 고향이 비슷하더라. 준비된 대통령이라고 해서 뭘 준비했나 했더니 ‘출세부’를 준비한 것 아닌가”고 비아냥댔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조차 이같이 지역감정에 치우친 발언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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