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 이모저모]70개안건 ‘속전속결 처리’

  • 입력 1999년 1월 5일 20시 06분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5일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국회 본회의를 열어 18분만에 70건의 안건을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이날 본회의는 당초 오후2시 개의 예정이었으나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아 오후3시22분에야 개의. 사회를 맡은 김봉호(金琫鎬)부의장은 70개 안건을 일괄상정한 뒤 “심사보고 및 제안설명은 미리 배부한 유인물로 대체하겠다”며 법안 이름을 하나씩 차례로 낭독.

김부의장이 “이의없습니까”라고 물으면 양당 의원들은 큰 목소리로 “없습니다”라고 대답, 오후3시40분 모든 안건을 처리. 안건 당 처리시간은 약 15초.이윤수(李允洙)의원 등 일부 국민회의 의원들은 “체포동의안도 처리합시다”라고 요구했으나 김부의장은 이를 무시한채 산회를 선포.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이 본회의장에서 법안처리에 대비하고 있는 동안 의원총회를 열어 여당의 법안처리를 실력저지할지 여부를 놓고 격론.

이상배(李相培) 맹형규(孟亨奎)의원 등은 “민생법안은 당당하게 처리해주자”며 ‘온건론’을 편 반면 안상수(安商守) 김문수(金文洙)의원 등은 “민생법안을 처리해준다고 해서 우리당이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강경론’을 개진. 특히 안의원은 “오늘 당장 본회의장에서 안기부장이 해임될 때까지 무기한 점거농성을 벌이자”며 초강경투쟁을 주장.

결국 이회창(李會昌)총재가 본회의 불참과 국회의장 및 부의장실 점거 결론을 내렸으나 이미 본회의장에서는 법안처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 본회의장에서 여당 단독으로 법안 처리가 끝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허탈한 표정으로 당지도부를 성토하는 등 자중지란.

이재오(李在五)의원은 “무기력하게 대응한 원내총무를 비롯한 총무단은 사퇴해야 하며 당3역과 부총재들도 모두 책임을 져야 한다”며 문책론을 제기. 이어 권철현(權哲賢) 이원복(李源馥)의원도 본회의장 농성 돌입을 주장했으나 당지도부는 의총을 끝낸 뒤 국회 본청 앞에서 규탄대회를 개최.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이날 양당 단독으로 의결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와 각료 의원 전원은 물론,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까지 동원하는 등 총력전. 양당은 특히 지역구에 내려간 의원들이 상경하기까지 시간을 벌기 위해 의원총회에서의 자유토론을 유도하는등 안간힘.

그 결과 이날 본회의에는 국민회의 의원 1백5명중 1백2명, 자민련 의원 53명중 50명, 무소속 4명중 2명 등 1백54명이 출석.

〈송인수·김정훈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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