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순훈정통부장관 사표 전격수리

  • 입력 1998년 12월 19일 08시 13분


최근 삼성자동차와 대우전자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반대의견을 개진해 파문을 일으킨 배순훈(裵洵勳)정보통신부장관의 사표가 18일 전격 수리됐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이날 배장관이 제출한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은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의 제청을 받아 빠르면 19일 중 임명될 것으로 안다고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이 밝혔다. 배장관의 경질은 개혁에 회의적이거나 소극적인 각료 등 고위공무원들에 대한 강한 경고의 뜻을 담은 문책 성격이 짙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대통령이 베트남에서 배장관 발언에 대한 보고를 받고 ‘사려 깊지 못한 얘기로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김대통령은 5대 그룹의 구조조정이 늦어지자 고위 경제관료들을 불러 ‘퇴임 후를 의식하지 말고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알고 일하라’고 강하게 질책한 적이 있다”며 “김대통령의 질책은 개혁에 몸을 사리지 말라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김대통령 취임 후 각료 경질은 재산공개로 물의를 빚은 주양자(朱良子)보건복지부장관(4월27일)과 러시아와의 외교갈등이 문제가 됐던 박정수(朴定洙)외교통상부장관(8월4일)에 이어 세번째다.

입각 전 대우전자 사장과 회장을 지냈던 배장관은 16일 전경련 초청 최고경영자 조찬회에 참석, “생산량의 95%를 수출하는 전자를 빅딜에 포함시킨 것은 잘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었다.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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