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경비병 42명 北접촉』…2월귀순 북한군 증언

  • 입력 1998년 12월 10일 07시 31분


국회 국방위원회 ‘김훈(金勳)중위 사망사건 진상파악 소위원회’(위원장 하경근·河璟根)는 9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 근무하는 한국군 경비병 42명이 북한의 공작조와 접촉해 이중 4명이 북한군에 포섭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소위 관계자는 이날 2월 판문점에서 귀순한 북한군 변용관상위가 귀순직후 군과 안기부 등 합동신문에서 이같이 진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그는 “소위는 지난달 국방부에 변씨의 신문조서 제출을 요청, 이를 확인했으며 3일 변씨를 직접 조사했다”고 말했다.변씨는 특히 북한이 한국군을 포섭해 정보를 입수하고 제대후에도 접선공작을 통해 고정간첩으로 활용하기 위해 판문점 대표부 정치부 적공과에 2개의 대남공작조를 운영하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씨는 이 대남공작조는 조장(중좌) 부조장(소좌) 조원(위관)등 5∼7명으로 구성돼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위 관계자는 이와 함께 “변씨가 JSA 외곽의 다른 남한부대를 담당하는 공작원으로부터 ‘북한에 포섭된 일부 남한 병사들이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생일날 축하화분과 액자를 북으로 건네왔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소위 관계자는 “변씨에 따르면 2월 귀순당시에도 ‘두황’‘나무꾼’이라는 별명을 가진 한국군 병사와 북한공작조 요원이 계속 접촉해 왔다”며 “포섭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사병들이 현재도 판문점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개월간 방치한 것은 군기관의 중대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김차수·김정훈기자>kim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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