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예산처리 공방]제2건국위 예산싸고 진통

  • 입력 1998년 12월 7일 19시 28분


여야는 7일에도 제2건국위에 배정된 20억원의 예산을 둘러싼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새해예산안의 본회의 처리에 진통을 겪었다.

그러나 여야는 이날 오후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서 84조9천여억원으로 조정된 새해예산안을 예결위 전체회의로 넘겨 약간의 진전을 봤다.

○…예결위 계수조정소위는 이날 오전 한나라당의원들의 불참으로 회의조차 열지 못했으나 여야 모두 참석한 오후 회의에서는 새해예산안을 의결.

오전 회의에는 김진재(金鎭載)위원장과 한나라당측 간사인 박종근(朴鍾根)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나타나지 않자 여당의원들이 “고의적인 지연작전을 펴고 있다”고 맹비난.

그러나 김위원장과 박의원을 비롯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오후 회의때는 모습을 나타냈고 여야의원들은 30분 가량 토론을 벌인 뒤 ‘20억원 삭감’을 소수의견으로 붙여 새해 예산안을 전격 처리.

○…이날 오후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발언 의원 대부분은 제2건국위 예산을 저지해야 한다며 강경투쟁론을 주장.

박근혜(朴槿惠)부총재는 “제2건국위는 북한의 노동당조직과 같이 초법적 기구가 될 우려가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이우재(李佑宰)부총재는 “당력을 집중해 제2건국위 저지투쟁에 나서야 한다”고 가세.

안상수(安商守)의원은 “육탄저지를 해서라도 예산안 통과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김용갑(金容甲)의원은 “20억원이 통과되면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총재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언급.

다만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만이 “제2건국위는 저지해야 하나 현 상황에서 단상점거나 보이콧 등을 통한 예산안 실력저지는 현책(賢策)이 아니다”라며 예산안 처리를 호소.

이날 의총에서 결정권을 위임받은 이총재는 “일단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찬반토론을 하고 있으면 추후에 지침을 내려주겠다”며 결론을 유보.

○…같은 시간 국민회의 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은 예산안 처리지연과 관련해 한나라당을 성토한 뒤 표결처리쪽으로 입장을 정리.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은 “지금까지 여야합의처리를 위해 기다렸으나 무한정 기다릴 수는 없다”며 “오늘 예결위에서 처리되지 않으면 예산안 원안으로 본회의에서 합법적으로 처리할 것”이라고 강조. 한화갑(韓和甲)원내총무도 “오늘 저녁 본회의 예산안 통과때 국내에 있으면서도 참석하지 않으면 국회의원 임기 마지막날로 생각하라”며 본회의 참석을 독려.

〈문 철·김정훈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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