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전국委 이모저모]재정난영향 당사서 약식행사

  • 입력 1998년 11월 26일 19시 39분


26일의 한나라당 전국위원회는 어려운 당재정 탓에 외부의 널찍한 행사장을 빌리지 못한 채 당사 10층 대강당에서 약식으로 1시간여동안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1천2백여명의 전국위원들은 이회창(李會昌)총재가 9명의 부총재를 차례로 지명하자 뜨거운 박수로 동의했다.

○…이날 지명된 9명의 부총재들은 인사말에서 한목소리로 “강력한 야당을 만들어 정권을 되찾아오자”고 역설했으나 강조점은 다소 달랐다.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나보다 훌륭한 인품과 경륜을 갖춘 선배들이 이 자리에 함께 있어야 하는데 아쉽다”며 김윤환(金潤煥) 이한동(李漢東)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 등이 부총재직을 수락하지 않은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

양정규(梁正圭)부총재는 “오늘부터 한나라당의 사전에서 주류 비주류 계파라는 용어를 완전히 없앨 것을 제안한다”며 단합을 강조했고 당내 개혁그룹을 대표한 이우재(李佑宰)부총재는 ‘새로운 정치’실현을 여러차례 언급.

민주당 출신인 강창성(姜昌成)부총재는 “한나라당은 온실에서만 30년을 지내오다가 갑자기 비닐을 벗겨내니 한파를 겪고 있는 꼴”이라며 제대로 된 야당으로의 변신을 강조.

○…부총재 지명 수락을 거부한 김윤환 이기택전부총재와 서청원전사무총장은 행사에 불참. 독감을 앓고 있는 김전부총재는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갔으며 이전부총재는 단식투쟁의 후유증으로 건강이 좋지 않다는 게 이유.

이총재는 행사 끝무렵에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김,이전부총재를 위해 격려의 박수를 보내자”고 제의.

서전총장은 이날 아침 이총재와 조찬회동을 갖고 부총재직을 제의받았으나 단호하게 거절했다는 후문. 안상수(安商守)대변인은 이와 관련, “두 사람 사이에 별문제는 없으며 서전총장이 다른 중책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

○…부총재 지명을 놓고 당내 일부 인사들은 강한 불만을 표출.

임진출(林鎭出)의원은 박근혜(朴槿惠)의원에 밀려 여성몫 부총재에 지명되지 못하자 “지금까지 수차례 불이익을 당해왔는데 이럴 수가 있느냐”며 지역구인 경주로 내려가 행사에 불참.

그러나 부산지역과 초재선의원 몫 부총재후보로 각각 거론됐던 김정수(金正秀) 이부영(李富榮)의원은 “대승적으로 양보했다”고 언급. 한편 외빈으로 국민회의 한화갑(韓和甲)총무, 자민련 박준병(朴俊炳)사무총장 구천서(具天書)총무가 참석했으나 이총재가 인사말을 통해 ‘표적사정’을 맹비난하자 굳은 표정.

〈김정훈기자〉jng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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