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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25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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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은 이날 국민회의 김원길(金元吉)정책위의장과 김한길의원을 청와대로 불러 ‘개혁적이고 완벽한 내용의 법제정’을 수차례 강조했다.
김대통령의 발언은 방송법안 연내처리 유보방침 천명으로 빚어진 혼란을 불식하고 당의 법제정 방향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김대통령이 말한 ‘개혁적 방향’의 내용은 알 수 없지만 ‘개혁’을 유난히 강조했다는 점에서 몇가지 시사점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방송개혁의 속도다. 김대통령과 국민회의측은 한국방송공사나 문화방송의 개혁속도에 대해 많은 불만을 표출해왔다. 특히 구조조정에 앞장서야 할 한국방송공사의 경우 문화방송에도 미치지 못하는 ‘거북 행보’로 현집권층에 상당한 실망감을 안겨줬다는 후문이다.
국민회의측이 당초 통합방송법 제정 후 설립될 통합방송위원회를 통한 개혁보다 특별기구 설립을 통한 속도전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도 이같은 배경에서다.
또 하나는 통합방송법 제정 유보를 ‘방송장악 음모’로 보는 방송계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김대통령이 “개혁이 후퇴하고 있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된다”고 강조한 것은 방송법제정과 방송장악음모가 무관함을 재천명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통합방송법이 21세기 방송환경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방송기술과 통신, 멀티미디어산업에 대한 내용들이 담겨야 한다는 의미도 담겨있다.
김대통령은 5대재벌 개혁문제에 대해서도 강도높은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의장이 “김대통령이 중국방문 등의 성과를 적극 뒷받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지시했다”며 “조만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 보고할 계획”이라고 말한 대목도 이와 무관치 않다. 당 정책위는 5대재벌의 ‘빅딜(대규모 사업교환)’시 세제지원여부, 상호지급보증 처리 문제 등에 대한 방안을 적극 강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통령은 이날 조세형(趙世衡)총재권한대행을 놔두고 유독 김의장을 불러 주목을 끌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