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학술회의]박명림/北의 선택과 南의 대응

  • 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48분


현재의 한반도는 ‘창조적 혼돈’의 상태에 놓여 있다. 북한의 최근 변화는 위기관리의 일상화를 통해 ‘전면적 군사화’와 ‘제한적 시장화’의 국가목표를 제시하고 있다.‘체제유지’를 위한 당면목표와 ‘체제회복’을 위한 거시목표를 분리한 군사화와 시장화의 공존정책은 북한이 시장화의 압력으로 체제변화가 불가피했었다는 점에서 새로운 위기의 출발일 수 있다. 시장화가 지닌 침식효과를 고려할 때 우리는 지속적인 정경분리에 입각한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의 정책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군사주의에 군사주의로 대응할 경우 안정과 평화가 위협받는다. 우리가 안보를 전제로 개혁개방을 가능케 할 선택을 지속한다면 북한의 내부변화와 남북갈등의 완화를 함께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정경분리가 미국으로부터는 체제유지를 보장받고, 남한으로부터는 경제이익을 추구하려는 것이라면 보다 사려깊게 대응해야 한다. 대북정보의 대미 종속은 통일과정에서 핵심문제에 대한 판단과 준비, 대처면에서의 완전한 종속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최근의 사태는 한국과 미국 일본의 국익과 판단이 같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우리는 한미공조를 유지하면서도 상호 국익의 차이를 깊이 인식하고 신중하게 통일과정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박명림 (고려대·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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