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중단없는 司正』에 하루도 못간 해빙무드

입력 1998-09-15 20:01수정 2009-09-25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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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국정상화를 위한 여야의 활발한 접촉이 15일 멈칫했다.

이날 오후 검찰이 전격발표한 한나라당 이기택(李基澤)전부총재의 소환방침이 정치권을 더욱 냉각시키는 요인이었다.

여권은 “국회와 사정(司正)은 별개”라고 거듭 강조하며 정국정상화와 사정을 ‘빅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단호하게 부인했다. 한나라당도 대구장외집회를 강행하며 “확실하게 합의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의 움직임과 태도는 정국정상화의 물꼬가 트이기는 했으나 여전히 험난한 고비가 산재함을 보여주었다.

현재 꼽아볼 수 있는 정국정상화의 주요변수는 △국세청불법모금사건 등 사정의 향배 △한나라당 비리연루의원의 처리방향 △여권의 의원영입 △여야영수회담.

이 중 여권의 의원영입과 의원들의 처리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여야간 의견접근이 이뤄진 상태다. 의원영입은 여권이 적극성을 띠지 않겠다는 입장을 이미 밝혔다. 한나라당이 더욱 분명한 표현을 요구하고 있지만 정치적 절충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의원처리문제도 현실적으로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 한나라당이 요구하고 있는 불구속입건은 상황논리상 거의 불가피하다. 체포동의안을 상정한다 해도 의석분포와 의원들의 정서상 가결을 낙관할 수 없기 때문에 여권으로서는 신중하게 다룰 수밖에 없다.

여야영수회담도 협상의 진척도에 따라 개최여부가 결정되는 종속변수여서 협상의 큰 걸림돌로 보기는 어렵다.

이렇게 볼 때 정국정상화의 최대변수는 여권이 거듭 천명한 ‘중단없는 사정’의 강도와 향배다.

이기택전부총재 소환방침의 파장이 말해주듯 정치인사정이 계속되는 한 여야관계의 복원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부총재를 소환하기로 한 검찰의 강수(强手)를 감안할 때 당분간 정치권은 사정한파에서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다. 이는 여야간 정국정상화협상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결국 여권이 내세우고 있는 ‘사정별개론’을 한나라당이 어디까지 수용하느냐가 관건이다. 한나라당이 ‘야당탄압’이라고 반발하며 장외투쟁을 계속할 경우 정국정상화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야가 일단 교착정국타개의 실마리는 찾았다는 사실을 중시할 필요가 있다. 또 여야 모두 국정감사 등 주요일정이 예정돼 있는 이달 하순을 또 다시 허송세월하기에는 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이번주에 집중될 여야막후대화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국정상화의 접점을 찾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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