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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20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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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총리 박준규(朴浚圭)국회의장 김수한(金守漢)전국회의장 및 4당 대표 부부가 자리잡은 헤드테이블에서는 만찬 도중 여러 차례 폭소가 터졌다. 이만섭(李萬燮)국민신당총재와 김전의장이 대화를 주도했는데 김대통령은 만찬후 “오늘 참 많이 웃었다”고 말했다.
김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오늘 만찬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며 ‘서리’ 꼬리를 뗀 김총리와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 박의장 등 신임 의장단에 축하인사.
김대통령은 이어 “‘제2의 건국’을 제창했지만 우리는 당연히 제1공화국의 법통을 계승한다”며 “정치적 국민운동적 차원에서 ‘제2의 건국’이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
그는 특히 “우리는 과거와 달리 민주주의를 철저히 하려 한다”며 “야당이 권력 앞에 고통받거나 여당이 권력을 악용해 이득을 보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
그는 또 “결단코 말하는데 대통령의 권한을 사용해 정치적으로 여야를 차별하는 부당한 일은 이 땅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굳게 결심하고 있다”고 부연.
○…김대통령의 인사말에 이어 김전의장이 “당면한 난국을 극복하고 정치권이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와 신뢰를 주기 위해 배전의 분발과 노력이 있어야 할 때”라며 김대통령 내외의 건강을 위한 건배를 제의.
초청인사 중 오세응(吳世應)전부의장과 박범진(朴範珍)국민신당사무총장은 불참. 박준병(朴俊炳)자민련사무총장은 김대통령과 악수하면서 “보궐선거 때 많이 도와주셨는데 죄송하다”고 인사.
○…이에 앞서 정계 원로들과의 청와대오찬에서 김대통령은 “한분 한분 얼굴을 보며 수십년간 동고동락하던 생각을 하니 감개무량하고 추억이 새롭다”고 소감을 피력.
채문식(蔡汶植)씨는 “나라가 큰 환란에 처해 있을 때 위대한 지도자가 나타나는 것을 고금의 역사를 통해 듣고 있다. 초인적인 정력으로 분투하시는 김대통령이 더욱 건강하시길축원한다”며건배를제의.
초청받은 정계원로 22명은 70, 80대의 노령임에도 한사람도 빠짐없이 오찬에 참석. 특히 박병배(朴炳培)씨는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눈길.
이철승(李哲承)씨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잘못된 인사와 정책을 집중 비판하면서 김대통령에게 주변 사람을 잘 쓸 것과 보수세력의 지지를 받는 균형있는 정책을 건의했다고.
이에 김대통령은 “충고말씀에 감사드린다”며 강인덕(康仁德)통일부장관의 예를 들면서 “남북문제를 다루는 데 보수 개혁세력의 전체적 지지를 받아야 하겠기에 강장관을 등용했으니 염려하시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
이충환(李忠煥)씨는 “경제문제가 중요하나 좋은 안이라도 반대가 있게 마련”이라며 “반대여론에 신경쓰지 말고 대통령께서 밀고 나가야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고 조언. 이날 오찬은 한식으로 진행됐으며 정계 원로들에 대한 선물은 넥타이와 커프스버튼.
〈임채청기자〉ccl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