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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8월 3일 1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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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선의원으로 국회법상 의장선출을 위한 본회의 사회를 맡도록 돼있는 박준규(朴浚圭)의원은 오전10시18분 본회의 개회를 선언한 뒤 “정치도의상 쑥스러운 자리를 피하게 해달라”며 출석의원 중 최다선의원인 황낙주(黃珞周)의원에게 사회를 양보.
8선으로 차(次)다선의원인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서리는 사회를 맡지 않기 위해 투표가 시작될 때까지 본회의에 불참.
김총리서리는 투표시작 후 들어와 투표를 마친 뒤 한나라당 의석을 돌며 일일이 악수하는 등 총리임명인준안 처리과정에서 야당의 협조를 당부.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朴槿惠)의원은 김총리서리가 가까이 와도 모른 채 하고 있다 김총리서리가 “박의원”하고 부르자 엉거주춤 일어나 악수에 응하는 등 어색한 모습.
○…오전10시반경 국민신당 원유철(元裕哲)의원을 시작으로 국회의장선출 투표는 20여분만에 종료.
투표에는 재적의원 2백99명 중 한나라당 최형우(崔炯佑) 노승우(盧承禹)의원과 자민련 김복동(金復東)의원, 구속수감중인 무소속 강경식(姜慶植)의원등 4명이 불참. 투병중인 한나라당 조중연(趙重衍)의원은 휠체어를 탄 채 투표.
○…1차 투표 후 의총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부끄러워서 같이 당을 할 수 없다” “입장이 곤란한 사람이 있으면 차라리 당을 떠나라”며 이탈의원들을 규탄했으나 다시 한번 결의를 다진 다음 2차 투표에 응하기로 결정.
2차 투표에서도 박의원이 여전히 앞선 것으로 나타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일방적으로 투표장을 떠난 뒤 의총을 열고 참석의원 중 3명을 제외한 전원이 의원직사퇴서를 작성하는 등 강경한 분위기.
○…오후 4시경부터 시작된 3차 결선투표 개표과정에서도 여야 감표위원들은 무효표 판정여부를 놓고 한동안 설전.
그러나 개표결과 기권표가 6표나 나오자 감표요원으로 개표장에 와있던 자민련 이원범(李元範)의원은 손가락으로 원을 그려 박후보의 승리를 전달했고 이 순간 국민회의 및 자민련과 한나라당 의석에 앉아있던 여야 중진들의 희비가 교차.
국민회의와 자민련 중진들은 웃으며 여유있는 모습을 보였고 한나라당 중진들은 입을 다문 채 굳은 표정으로 개표결과 발표를 기다렸다.
개표결과가 나오자 한나라당의원들은 곧바로 본회의장에서 퇴장해 의총장으로 향했고 의장에 당선된 박후보는 단상에 올라 “본회의장 밖으로 나가는 의원들은 자리를 지켜달라”며 “여기는 이 나라의 국회지 어느 정파의 국회가 아니다”고 일성.
한나라당의원들이 퇴장하자 박신임의장은 “지금부터 국회부의장을 선출해야겠지만…”이라고 말한 뒤 일단 오후 7시까지 정회를 선포.
〈김정훈·공종식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