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회동]김대통령『국민은 혁명…경제난 이겨낼것』

  • 입력 1998년 8월 1일 07시 11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전직대통령들과의 만찬회동 후 밝고 흡족한 표정으로 “아주 좋은 분위기 속에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고 박지원(朴智元)청와대공보수석이 전했다.

이날 전현직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에 배석한 김중권(金重權)청와대비서실장의 메모를 보고 김대통령이 박수석을 통해 밝힌 대화요지는 다음과 같다.

박수석은 “김실장의 메모에 기록된 그밖의 얘기는 대부분 일반적인 얘기이며 외교문제 등은 만찬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전두환(全斗煥)전대통령〓김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환율과 물가가 안정됐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보고 김대통령의 지도력이 놀랍다고 느꼈다. 기업의 구조조정은 필수적이나 실업대책을 강구하면서 구조조정을 해야 성공한다. 또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대통령의 지도력이 필수적이다. 경제안정은 참으로 김대통령의 지도력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과연 김대통령께서 기업 금융 공기업의 구조조정을 해낼 수 있을까, 이렇게 산적한 경제현안에 성공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 의심도 했다. 그러나 김대통령의 일하시는 모습과 지금까지 진행된 과정을 보고 김대통령의 말씀을 직접 들으니 참으로 안심이 된다. 김대통령께서 원칙대로 하시면 성공할 것을 확신한다. 현재와 같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하다. 제2의 건국이라는 용어를 요즘 언론에서 많이 보는데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제2의 건국을 하는 정신으로 임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명실공히 이뤄내려면 대통령의 힘이 필요하고 그 힘은 국민적 뒷받침이 있어야 나올 수 있다. 화합의 필요성을 늘 느꼈고 과거에도 무척 노력했으나 못이뤘다.

▼최규하(崔圭夏)전대통령〓김대통령께서 고생을 너무 많이 하신다. 초지일관 노력해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가 바로설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나도 마음으로라도 돕겠다.

▼전전대통령〓과거 정치사를 보면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국력 결집의 장애요인이다. 화해와 협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대로 필요하다. 임기 5년은 금방 지나가므로 김대통령께서는 국민총화합을 위해 노력해달라. 저나 노전대통령을 사면해준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화해 협력의 시대를 위해 노력해 달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요즘 금강산이 좋다고 하지만 거제도 부근에도 해금강이 있는데 경치가 좋다.

▼김대통령〓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어느 때보다 이것이 필요하다. 우리 국민은 현명하기 때문에 국민과 함께 경제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의 경기회복 문제 등 외적요인이 걱정된다.

▼전 전대통령〓(백포도주로 건배를 제의하며) 김대통령 내외의 건강을 기원한다. 김대통령께서 하시는 일이 성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힘을 합치자.

〈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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