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趙참사관 추방 배경]한국 관심줄자 『심술』

  • 입력 1998년 7월 5일 19시 54분


정부는 러시아정부가 한국대사관의 조성우(趙成禹)참사관을 사실상 ‘추방’키로 결정한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본국송환요구 배경이 무엇인지 분석하며 대응수위를 어떻게 결정할지 고심하는 모습이다.

현재 분위기는 대략 ‘납득하기 어렵다’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

한 고위당국자는 사견을 전제로 “조참사관의 활동은 통상적인 정보수집활동의 범위를 넘어서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러시아측의 과잉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인호(李仁浩)주러대사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 정부가 일단 상정해보는 송환요구의 배경은 러시아가 최근 동북아질서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대목.

정부관계자들이 “러시아가 한국 미국 일본 중국이 참여하는 한반도평화구축을 위한 4자회담에서 배제되는 등 동북아질서에서 소외되는데 대해 불만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일부 소식통들은 “러시아는 90년 한―러수교 이후 한국정부의 대(對)러시아 관심도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특히 새정부 출범 이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미국국빈방문과 10월로 예정된 방일(訪日)계획에 이어 연내 방중(訪中)까지 거론되자 그같은 소외감이 표면화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공교롭게도 5일부터 예정됐던 시수예프 러시아부총리(사회복지담당)의 방한일정도 무기연기됐다.두번째 연기다.

러시아 광부들의 파업 및 시베리아 횡단철도 점거사태 때문이기는 하지만 혹시 ‘엎친데 덮친 격’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정부는 조참사관이 6,7일 중 귀국하면 조사를 거쳐 정부대응책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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