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순총재 『총재하려는 이회창씨 보선출마 왜 꺼리나?』

  • 입력 1998년 6월 11일 19시 22분


“‘7·21’재 보궐선거에 함께 나가자.”“나는 안 나간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의 서울 종로 보선 출마여부를 둘러싸고 조순(趙淳)총재와 이명예총재간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다.

이 싸움은 이명예총재측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하며 조총재측을 압박하자 조총재측이 반격카드로 ‘동시출마론’을 제기하고 나서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본질적으로는 조총재가 재 보선 후 치러질 총재경선에 대비, 기선잡기에 나선 것이라는 게 당내의 일반적 시각이다.

조총재는 10일 “보선 불출마는 총재직 사퇴와 다름 아니다”라며 자신의 강릉을 재선거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명예총재를 압박했다. 한 측근은 “조총재의 발언은 당이 어려운 상황에서 총재를 하려는 사람이 보선을 피해서는 안된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여기에는 이명예총재가 보선에 나설 경우 위험부담을 감수해야 하고 안나갈 경우 ‘승부를 피하는 정치인’이라는 나쁜 인상을 남기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명예총재는 이미 보선 불출마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한 측근은 “보선출마는 의미가 없다”면서 “이명예총재가 지방선거에서 그랬듯이 이번에도 전국적 지원유세에 나서는 게 오히려 당에 유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명예총재로선 이한동(李漢東) 신상우(辛相佑) 김덕룡(金德龍)부총재는 물론 많은 의원들이 ‘출마론’쪽에 서있는 게 상당한 부담이다.

이 때문에 이명예총재진영은 입을 맞춰 “여권의 관권 금권선거가 예상되는 마당에 보선에 출마해봐야 당의 얼굴들이 상처만 받을 것”이라는 논리로 분위기 반전(反轉)을 시도하고 있다.

〈문 철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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