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총재경선 勢불리기…6大계파 신경전

  • 입력 1998년 4월 9일 19시 55분


넉달 가까운 한나라당의 ‘야당생활’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계파정치가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지도체제 개편을 둘러싼 당권파와 비당권파간의 대립과 갈등은 야당사에 ‘단골’로 등장했던 계파간 당권싸움을 능가하는 양상마저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계파정치는 이제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에 불과하다. 6월 지방선거 이후 언제 치러질지 모를 총재경선에 대비, 세불리기 경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각 계파는 현재 세불리기 방안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나 절대 필요한 ‘실탄’이 부족, 고민이 많다는 후문이다.

현재 한나라당의 계파는 대략 6개로 분류된다. 비당권파인 이회창(李會昌)계와 김윤환(金潤煥)계, 당권파인 이한동(李漢東)계와 조순(趙淳)계 그리고 범당권파로 볼 수 있는 김덕룡(金德龍)계와 이기택(李基澤)계 등이 그것이다.

가장 많은 ‘금배지’가 있는 계파는 이회창계로 43명이 포진하고 있다. 김윤환계도 22명으로 둘을 합한 비당권파는 65명에 이른다. 39명의 중도파 중 이회창명예총재를 선호하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그러나 김윤환고문계 의원들이 대선후보경선 때부터 하나둘씩 이명예총재쪽으로 옮겨가 ‘비당권파 연합군’내에 미묘한 신경전마저 벌어지고 있다. 반면 과거 신한국당 시절 김고문계와 함께 양대산맥을 이뤘던 이한동대표계는 이회창계의 등장으로 다소 세가 위축돼 15명 정도를 유지하고 있으나 다선(多選)이 많다는 게 강점이다.

김덕룡계 역시 세가 줄어 13명의 의원이 계보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나 원외위원장 중 자파가 많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고 있다.

통합민주당출신의 조순총재와 이기택고문은 각각 2,4명의 의원을 거느리고 있다. 이고문계는 30여명에 달하는 원외위원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

범민주계의 세력약화도 특징적이다. 대선후보 경선 때 뿔뿔이 흩어져 현재는 20명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뚜렷한 구심점이 없다.

범민주계로 분류되는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은 ‘새로운 한국을 준비하는 연구모임’을 중심으로 ‘홀로서기’를 추진중이다.

〈문 철·김정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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